내 삶이 어떤 에너지에 쓰고 있는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고등학교 3 광탈-
자사고 불합격,
일반고 1,2 지망 탈락 후 강제 배정.
첫째 아이가 처음으로 맛본 거절의 쓴맛이었다.
그간 아이의 공부는 '학원 의존형'이었다.
학원에서 내 준 숙제와 학원에서의 공부만 했었고
스스로 채워야 할 순공시간보다는 시스템이 주는 안도감에 머물렀다.
시험 기간에도 '더 할 게 없다'며 게임을 했고
사실 아이가 스스로 공부에 대한
자기 주도력이 전혀 없었다.
다행힌지, 불행인지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시험 난이도는 낮았고
저 정도 수준의 공부만으로도
상위권 10% 이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아이의 좌절은 아이에게
제대로 된 동기부여가 되었다.
방학 중에도
게임을 안 하고
공부를 하겠던 아이의 의지가 약했는데
쓴 맛을 본 후 게임 시간을 극적으로 줄였다.
아이는 이제 자신의 순공을 기록하는 '열품타'의 숫자를 보며
화면 속 가상 데이터가 아닌 현실의 나를 구축하는
순공 데이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좋은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최선을 다해보길 권하는 이유는
대학의 간판 때문이 아니다.
'나의 가장 빛나는 시절에, 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대하 본 경험' 그 자체를 얻기 위함이다.
그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게 대학 간판이니깐.
그 경험의 데이터가 쌓인 사람은 훗날 어떤 시련이 와도
'나는 나를 이겨 본 적이 있다'는 사실 하나로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3년은 아이 인생에서 가장 적은 리스크로
가장 높은 성공의 확률을 만들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고.
게임 속 레벨업에 쏟던 그 뜨거운 에너지를
이제는 너라는 자산에 투자해 보자고 말이다.
아이의 에너지가 이제 공부라는
정직한 노력의 영역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훗날 아이가 성인이 되어 이렇게 웃으며 말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내가 말이야, 남들이 선호하지 않던 그 고등학교 나왔는데, 거기서 나 OOO 대학교 들어갔어. 순공으로 말이야!"
나는 아이가 지금의 시련이 훗날 Amazing 한 이야기를
만들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