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걷다 1 02화

잉카의 옛길을 걷기 위해 페루에 가기로 했다

잉카의 옛길을 걷다 #1. Flash back or Intro

by 메이플

남미는 미지의 세계였고, 아프리카만큼이나 혼자 여행하기 두려운 곳이었다.


잉카인의 도시, 마추픽추 Machu Picchu는 스페인 정복으로 사라진 잉카인들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정글에 묻혀 있다가 1911년 미국 역사학자 하이럼 빙엄 Hiram Bingham이 발견해서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살던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정교하게 잘 설계된 도시는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었고 그 신비한 아름다움으로 전 세계로부터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페루로 가게 된 것은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잉카 트레킹 때문이었다. 사라져 버린 잉카인들이 건설해놓은 옛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었다. 잉카인들의 옛길은 남미 대륙 전체로 뻗어 있지만, 보통 '잉카 트레킹 Inca Trekking'이라고 하면 오얀땀보 Ollantaytambo에서 시작해서 마추픽추까지 45킬로미터의 길을 걷는 것이다. 지금은 버스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나있지만, 옛날에는 산 위에 있는 마추픽추에 가기 위해서는 잉카 트레일을 걸어가야 했다. 잉카의 옛길을 걸어서 마추픽추에 닿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끌렸다.


잉카 트레킹은 들어가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마추픽추를 우회하는 살칸이 타이 트레일 코스를 통해서 가는 사람들도 많다. 트레킹을 하지 않고 마추픽추만 보기를 원하는 관광객들은 쿠스코에서 아구스 깔리엔테스까지 기차나 버스로 이동한 다음, 버스를 타고 바로 마추픽추까지 올라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방법으로 마추픽추를 다녀간다.


잉카 트레킹은 정부가 발급하는 입산 허가증이 있어야 하는데, 페루 정부는 개인에게는 허가증을 발급해주지 않고,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여행사를 통해서만 발급을 해주기 때문에 라이선스가 있는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잉카 트레킹 패키지를 통해서만 트레킹이 가능하다.


페루 정부는 트레일에 들어가는 사람을 하루에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500명에는 가이드와 요리사, 텐트와 음식을 운반하는 포터들도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여행객은 하루에 2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인기 있는 트레킹이기 때문에 그래서 미리 서둘러 예약을 해야 트레킹이 가능하다.


6월쯤에 잉카 트레킹을 가려고 생각하고 그전해 12월부터 여행사의 웹사이트를 뒤지며 날짜를 확인했다. 이미 예약이 다 차 곳도 있었다. 가려는 날짜에 자리가 남아 있는 여행사를 찾아 예약을 하고 예약금을 보냈다.


패키지에는 트레일 입산 허가증, 마추픽추 입장료, 트레킹 가이드 비용, 숙식과 쿠스코에서 가고 오는 교통편이 포함되어 있었다. 갈 때는 다 같이 버스로 가고, 돌아올 때는 개별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아구스 깔리엔테스에서 오얀땀보까지 올 수 있는 기차 티켓을 제공했다. 패키지에 들어있는 것은 뺄 수는 없었다. 페루 정부는 입산 허가증으로 돈도 벌고, 여행사에게만 라이선스를 주어서 패키지 장사를 가능하게 해 줌으로 포터와 요리사의 고용을 창출하는 셈이었다. 패키지여서 좀 비싸다는 생각을 했지만, 모든 것이 한꺼번에 제공되기 때문에 편한 점도 있었다.


트레킹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기 개인용품만 가지고 가면 되었다. 침낭은 개인이 가져가야 했지만, 여행사에서 대여도 가능했다. 옷과 세면도구만 챙기면 되었다. 마실 물은 물론 지고 가야 했지만, 이 정도면 거저 가는 거지 싶었다. 그 짐조차 부담스러우면 개인 배낭을 운반해줄 개인 포터를 고용할 수 있었다.


트레킹 예약을 하고 트레킹 날짜에 맞춰 다른 일정을 짰다. 여행을 위해 한 달 휴가를 내고 비행기를 예약하는 일들을 한 가지씩 진행해 나가는 동안 반년이 지나갔다.


#잉카 트레킹#남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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