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걷다 1 04화

내 돈인데 왜 찾을 수가 없는 거야?

잉카의 옛길을 걷다 #3. 쿠스코에서

by 메이플

4000미터 높이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는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 역할을 하는 아주 큰 호수이다. 남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가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버스는 호수 옆을 지나간다.


볼리비아 쪽에 있는 태양의 섬에 가보고 싶었지만, 잉카 트레킹의 잔금을 내야 하는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다음날에는 쿠스코에 도착해야 해서 티티카카 호수에서 밤만 보내고 급하게 푸노를 떠날 수밖에 없어서 못내 섭섭했다.


쿠스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은행 현금지급기에 가서 돈을 찾으려고 했는데 인출이 되지 않았다. 몇 군데를 돌았지만, 어디서도 돈을 찾지 못했다. 가짜 현금지급기로 정보를 빼낸 후 계좌에서 돈을 털어간다는 카빙 Carving을 당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여행사에 가서 트레킹 잔금 지불을 다음날까지 연기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가져오면 된다고 했다.


은행 잔고를 확인해보아야 했다.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찾아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카페에 가서 캐나다 은행에 접속해보니 다행히 잔액이 그대로 있었다. 카빙을 당한 건 아닌 모양이었다.


왜 인출이 안되는지 알기 위해서는 캐나다 은행에 직접 전화를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공중전화는 동전만 집어삼키고 먹통이었고 비상용으로 구입한 페루 유심을 넣은 셀폰에서도 국제전화는 안 걸렸다.


은행에 가서 국제전화를 어디서 걸 수 있는지 물어보니 근처 콜링 센터에서 국제 전화를 걸 수 있다고 했다. 콜링센터에서 선불을 내고 캐나다 은행에 전화를 걸었다. 은행의 대답은 주당 인출할 수 있는 한도액이 있는데 이번 주에 돈을 많이 찾아서 인출이 안된 거라며 한도액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일일 인출 한도액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주당 인출 한도액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본인 인증을 한 후 한도액을 늘리고 통화를 마쳤다.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아 여행사에 가서 잔금을 내고 일정에 관한 안내자료와 아구아 깔렌테에스에서 오얀땀보로 돌아오는 기차 티켓을 받았다. 트레킹은 마추픽추에서 끝내고 돌아오는 건 각자 원하는 시간에 기차 티켓을 준다. 트레킹 끝내고 하루 더 있다 오고 싶어서 물어보니 티켓의 날짜를 변경하는 건 페루 레일에 직접 가야 한다고 해서 페루 레일을 찾아가 수수료를 내고 티켓을 바꾸었다.


트레킹 출발일까지는 하루 시간 여유가 있어서 다음날은 쿠스코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세계의 배꼽’이라는 뜻을 가진 쿠스코는 잉카제국의 수도였지만 스페인의 침략으로 그 찬란한 영광을 잃어버리고 식민도시가 되어 버렸다. 식민시대에 건설된 서양식 건물들은 도시 곳곳에 남아있는 잉카의 유적들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IMG_20160616_173446.jpg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페루의 많은 도시들이 그 중심에 아르마스 광장을 가지고 있다. 숙소가 아르마스 광장에서 들어가는 골목길로 오십 미터 정도만 가면 바로 나오는 곳이라 머무는 내내 아르마스 광장을 자주 지나다녔다. 광장에는 은행도 있고 페루 레일도 있고 와이파이를 쓰기 위해 찾아간 한국 카페와 한국식당도 광장 근처였다,

마침 축제 기간이라 광장은 사람들로 늘 북적였고 각종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의 퍼레이드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은 불빛 켜지는 밤이 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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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쿠스코#잉카 트레킹#아르마스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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