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tro de Marquez
잘츠부르크에서 웬 남미 음식인가 싶을 수 있다. 사실 나도 잘츠부르크에서 남미 음식을 먹게 될 줄 몰랐다. 계획에도 없었고 정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근처 맛집으로 추천해주어 가게 된 곳이다. 살면서 남미를 가본 적도 없고 남미 음식조차 먹어본 적이 없지만 'Bistro de Marquez'는 만족스러운 식사와 함께 좋은 기억을 남겨준 식당이기에 소개해보려고 한다.
열심히 잘츠부르크를 돌아다니다가 숙소에서 잠시 쉬면서 주변 맛집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다. 잘츠부르크에 있는 남미 음식점이라는 점에 뭔가 이끌렸던 것 같다. 식당은 그렇게 크지 않았고, 주변에 딱히 유명한 관광지도 없어 한산한 동네였다. 식당에 들어서자 손님은 나 혼자였다. 주인아주머니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식당은 주인아주머니 혼자 운영을 하셨다. 메뉴판을 받긴 했는데 남미 음식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아는 게 없어 주인아주머니께 추천해달라고 하셨다. 아주머니께서는 오늘의 메뉴가 있는데 카레랑 비슷한 음식이라고 하셔서 그 메뉴로 먹기로 했다. 요리를 하시면서 아주머니께서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셨다. 한국이라고 하자 갑자기 능숙하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셔서 정말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한국어를 아시냐고 여쭈어보았더니 원래 외국어를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아 능숙하지는 않지만 8개 국어를 한다고 하셨다.
또 주방 쪽 벽을 보여주셨는데 전 세계의 돈이 붙어있었다. 우리나라 천원도 한 장 붙어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음식이 나왔다. 정말 카레랑 비슷하게 생겼고 냄새도 좋았다.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고, 카레랑 비슷한데 소고기 장조림이랑 같이 먹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정말 맛있어서 주인아주머니께 맛있다고 했더니 '맛있다'라는 표현은 한국어로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셨다. 한 글자씩 받아 적으시고 나에게 다시 '맛있어요'라고 해주셨다. 뭔가 뿌듯한 순간이었다.
식사를 마칠 때쯤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고, 주인아주머니는 능숙하게 다른 언어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8개 국어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았다. 음식도 정말 맛있었고, 친절하신 주인아주머니 덕분에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잘츠부르크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과 좋은 경험이 필요하다면 꼭 'Bistro de Marquez'를 추천한다.
- 주소 : Schrannengasse 6, 5020 Salzburg, 오스트리아
- 운영시간 : 화~토(11:30~14:30 / 16:00~19:00) / 일, 월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