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부라노섬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무라노섬과 부라노섬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베네치아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두 섬은 버스 대신 배를 통해 방문할 수 있다. 무라노섬은 유리공예로 유명하고, 부라노섬은 린넨과 알록달록한 건물로 잘 알려져 있다. 나 역시 두 섬을 모두 방문했고, 개인적으로는 부라노섬이 기억에 남아 소개해보고자 한다.
부라노섬은 베네치아 북쪽의 작은 섬으로 배로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 위치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유가 '하루끝'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부라노섬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칠해진 건물들이다. 실제로 방문해보면 물길을 따라 분홍, 보라, 파랑 등의 화려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고 햇살이 반짝거리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부라노섬이 이렇게 알록달록해진 것은 지역 풍습이라고 한다. 부라노섬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어업을 해왔는데 과거의 고기잡이 배들은 알록달록한 색채로 칠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배에 칠하던 풍습이 건물에 칠하는 풍습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비슷한 건물 모양으로 인해 집을 찾기 어려워 색 조합이나 문의 장식으로 집마다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현재는 집주인이 자기 집에 색칠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신고를 하면 담당 기관에서 허락된 몇 가지 색을 알려준다고 한다. 집주인은 정해진 색상 중에 골라 집을 칠한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벽들을 만날 수 있다 보니 부라노섬만의 특별한 인증샷이 있다. 그 방법은 바로 서로 다른 색상인 벽을 9개 찾아 각 벽을 배경으로 9장의 사진을 찍고 한 컷으로 합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벽 앞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벽 외에도 부라노섬은 수작업 레이스 공예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건물들의 문을 보면 서로 다른 형태의 레이스로 장식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부라노섬의 수작업 레이스 공예는 16세기 무렵 시작되어 유럽 전역으로 수출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18세기에 이르러 규모가 줄어들었고, 현재는 레이스 학교와 레이스 박물관을 운영하며 명성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라노섬에서 특별한 기념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부라노섬은 레이스 공예로 유명하다고 소개했는데 그만큼 곳곳에서 레이스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이 상점 역시 우연히 길에서 만난 곳이다. 상점 이름도 찾을 수 없어 구글 맵으로 좌표를 찍어놨다가 다시 찾아보고 글을 쓰게 되었다. 아무튼 우연히 마주쳐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직원분께서 친절히 맞아주시고 가게의 레이스 제품은 모두 직접 만들고 있으며 가족들이 대대로 물려받은 가게라고 설명해주셨다. 엄마의 선물을 사기 위해 이것저것 구경해보고 스카프를 사다 드렸다. 직접 만든 스카프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다. 부라노섬이 레이스로 유명한만큼 특별한 기념품을 찾는다면 꼭 방문해보자.
- 주소 : Via Giudecca, 62, 30142 Venezia VE,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