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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셉 Jan 16. 2024

사랑을 배우다

이 시간이 내게 가르치는 것들

사랑을 배우다
사랑을 배우다

소명이에게 근력을 기르는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운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말들..

"소명이는 자라는 나이니까

무거운 무게는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자라면서, 익숙해지면서

무게를 점점 늘려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는 아이가 셋, 넷, 다섯...

있어도 좋다는 마음을 가지곤 한다.

내가 아이를 열 달간 품거나

출산의 고통을 직접 감당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저 마음으로 품었던 생각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이를 좋아한다거나,

식구가 가득해서 집안이 사람 소리로

가득한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방학이 되어서 아이들의 취침시간이

조금씩 늦어진다.

우리 집은 한 방에서 다 같이 잠을 잔다.

요즘, 밤마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은

오늘 수고했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라

'제발 그만 자자.'

'자. 여기까지.'

'이제 그만.' 같은 말이다.

참고 참다가 하는 말은

'너희들 내일 이러고 늦게 일어나기만 해봐.'

같은 말들이다.

나는 시청각에 약한 편이다.

그래서 혼자 자취를 할 때는 늘 암막 커튼을,

해외 출장을 나가면

안대와 귀마개는 필수였다.

집에 들어오면 먼저 빈 공간을

음악으로 채우는 것이 먼저다.

특히, 차 안은 좁은 공간이라

귀가 울리면 머리가 지끈거리기에

아이들에게 조용히 말하기를 부탁한다.

밤마다 작은 소리에도 자다 깨기를 반복한다.

물론 요즘은 고양이 조이의 움직임도 한몫한다.

아이와 함께 하는 일은

서로의 일정을 맞추는 것부터

대부분의 수고와 소비에

곱셈과 피로도가 더해진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식사하는데 만 원이라면

아이들의 수만큼 곱해지는 것이다.

여행도, 학원비도, 데시벨의 높낮이도,

설거지나 빨래의 양도..

물론, 지금 열거한 목록은

대가 지불에 집중한 내용들이다.

가족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에너지는

이와 비교할 수 없다.

우리 가족을 나는 너무 사랑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불안하고, 서운하고, 두렵고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 목소리가 커지기도 한다.)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만큼이다.

내가 아이가 더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그저 행복감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편안한 상태나

행복한 감정만 아니다.

굳이 표현을 찾자면 궁금해서다.

하나님은 자녀를 복이라 말씀하셨다.

책임의 무게로 눌리거나일상이 부대끼거나

내 인생과 에너지가 아이들이 자라나는 재료로

다 소진되어도 억울하거나 아깝거나

바보 같은 희생이 아닌 이유도 여기서 찾는다.

하나님의 마음은 경험하고

시간이 충분히 흘러야 알 수 있다.

하나님이 자녀를 복이라 말씀하셨다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게와 책임 앞에서도

말씀을 믿고 반응해 보고 싶었다.

정말 복인지? 어떤 복인지 알고 싶었다.

그냥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살아 보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아이를 기르면서 느끼게 된다.

나만을 위해 사용하던 수고와 시간이

누군가를 위한 수고와 헌신으로 옮겨진다는 것을.

고생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다.

너희가 없는 세상을. 감당할 수 없을 테니.

그러면서 조금씩 배우게 된다.

아버지의 마음을.

<노래하는풍경 #1582 >

#양육 #데시벨 #친구 #육아그램

#아버지의마음 #육아를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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