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버스 여행

보이지 않는 마음을 따라서

by 이요셉
11111 (1).jpg 포르투
11111 (2).jpg 트램
11111 (3).jpg 노부부

노부부가 버스에서 승하차를

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두 분 다 기력이 없어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잡아 주고

끌어주는 슬로비디오 같은 동작이

아름다워서, 따뜻한 영화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분들의

느린 움직임 때문에

버스가 움직이지 못하자

아주머니 한 분이 투덜대며 말했다.

"집에서 왜 기어 나와 가지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거야."

순간 화가 나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아주머니는 늙지 않으세요?

나이 먹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입술 끝까지 나온 말을

다시 삼켰다.

몇 마디 말만 듣고

아주머니를 버스 안 빌런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오늘 이 아주머니는

또 어떤 하루가 살았는지,

얼마나 심술궂은 일이

가득했는지 나는 모른다.

이 분에게 나이 많은 부모가 있어서

불평이 아닌 염려였는지도 모른다.

평소 다정한 말을 못 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관심과 배려를

일부러 사납게 내뱉는 사람도 있다.

이 사람의 의도와 사정을

알지도 못한 채, 몇 마디 말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고

뒷모습을 보며 기도했다.

자주 이런 식이다.

혼자 머릿속으로 참견하거나 판단했다가

후회하고는 복잡한 마음 때문에

마음이 금방 제자리를 찾지 못해서

그들의 모습을 보며 혼자 기도한다.

내 마음에 들어왔다가 나왔다 하는

사람들과 상황들과 사건들..

너무 추운 날, 버스 안에서.

<노래하는풍경 #1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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