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이야기

사랑에 대한 펙트 체크

'사랑' 이란 무엇일까?라는 끊임없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

by 팔구년생곰작가


"형, 너무 바쁜 거 아니야.?"

"하고 싶은 일이 그렇게 많으면 연애는 언제 하고 결혼은 언제 하려고.?"


평화로운 주말 오랜만에 만난 친한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느닷없는 팩트 폭행에 변명할 거리가 달리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 줄여야지."


주변에서는 남자 나이로 30대 초반이면 아직 결혼은 멀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친구들이 한 명 두 명 결혼하며 각자의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 한편에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마침 사랑과 관계에 관한 좋은 책이 나와서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사랑에 대해서 아마추어에 가까운 글쓴이는 여태까지 연애에 있어서도 크게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지금은 혼자인 게 편해져 버렸습니다.


과거 저는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불안형 애착 스타일에 가까웠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나의 관계에 있어서 집착이 심하고 상대방이 나에 대한 애정이 혹여나 식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항상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집착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불안형 애착 스타일’의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관계들에 집착한다. 이들은 파트너와 가까워지길 원하고 또 파트너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지에 대해 걱정이 많아, 애정에 굶주린 사람 또는 집착이 강한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 로라 무차, 러브 팩추얼리 > 중에서

비단, 연인 사이에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가족과의 관계 또는 친구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까지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을 속이거나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항상 변화할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것이죠.


그러면 저의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원초적인 부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부모님에게 부족하지 않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서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계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일이 바쁘셨던 부모님은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 집에 두고 집으로 떠나버렸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시골에 낯선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지낸다는 것은 어린 나이의 저에게는 다른 세상에 사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마도 누군가에게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항상 애정결핍에 시달리며 연애를 해왔던 저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인간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진화되지 않았다. 그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애착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진화되어왔다. 그리고 특히 유아 시절에는 그 애착 시스템이 문자 그대로 생과 사를 가를 만큼 중요하다.

< 로라 무차, 러브 팩추얼리 > 중에서

하지만 당시의 상황이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한 달가량 떨어져 살았던 것에 대해서 부모님을 원망하지는 않았습니다. 후에 성인이 되어서 친구 혹은 가족과 연인과의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원활하게 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지 않고 남 탓을 한 것이 문제였죠.


사람은 모든 게 정상적으로 잘 돌아갈 때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거 같아요. 백혈병에 걸리고 나서야 팀이 제게 이러더군요. ‘그간 나를 위해 해 준 모든 일들 너무 고마워. 당신이 내게 얼마나 많은 걸 해 주었는지 정말 몰랐어.’ 병이 나자 내가 얼마나 많은 걸 해 왔고 자신은 얼마나 아무것도 안 했는지가 보인 모양이에요. < 로라 무차, 러브 팩추얼리 > 중에서


그렇게 형성된 저의 특성은 연애에서도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하였죠.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하고 상대방을 위해 배려하거나 혹은 존중이나 헌신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육체적인 관계와 집착에만 강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만나면 항상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한편으로 저의 안 좋은 모습을 본 상대방은 오래가지 않아 곁을 떠나갔습니다.


회피형 애착 스타일의 사람들은 헌신적인 관계를 갖지 않으려 한다. 잠재의식적으로 그런 관계는 위험하며 결국 손해를 보게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동거나 결혼 같은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관계는 피하려 하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는 등 헌신적인 관계를 저해할 행동들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 로라 무차, 러브 팩추얼리 > 중에서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저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음을 갈고닦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책을 절반 넘어가다 보니 제 마음에 확 들어오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자기 연민을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더 건강한 생리학적 반응을 보이고 더 행복하며 더 낙관적이고 동기부여도 더 잘 되며 삶에 대한 만족도도 더 높고, 우울증이나 불안감, 스트레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자기 몸에 대한 수치심 등도 덜하다.

그런데 자기 연민이란 대체 무엇인가?

첫 번째 요소는 '자기 친절' 그러니까 스스로를 비난하며 모질게 대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아량을 베풀며 격려해 주는 것이다.

두 번째 요소는 '인정' 누구나 실수를 하며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실패를 하고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며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세 번째 요소는 '마음 챙김'이다. 마음 챙김의 목표는 순간순간 자신의 경험을 관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그것도 어떤 판단이나 회피 또는 억압이 없이. 마음 챙김은 자기 연민과 관련이 있는데,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신체 감각들에 집중함으로써 어려운 일을 겪을 때(예를 들어 무의식적으로 그걸 묻으려 하지 않고) 현실을 보다 잘 직시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예를 들어 자기비판이나 자기 공격을 통해)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로라 무차, 러브 팩추얼리 > 중에서


결국 모든 문제는 원인은 자기 연민의 부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에게 친절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그리고 항상 모든 일에 완벽한 것을 추구하다가도 스스로 실수를 하는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였던 점에 대해서 자기 성찰과 반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 줄 수 있는 것도 나 자신이라는 중요한 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그리고 2019년이 끝나가는 시점에 사랑과 관계에 대한 책을 읽다 보니 현재의 나는 연인이나 친구 혹은 가족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있는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사랑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보았으니 나에게도 좋은 사람 상대방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 로맨틱한 사랑을 그리고 영원의 반쪽을 찾을 수 있을까요?


로맨틱한 관계는 ‘이제 그만 자야 하는데 도무지 내려놓을 수가 없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처럼 사람 마음을 사로잡고 또 취하게 만든다. < 로라 무차, 러브 팩추얼리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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