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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Jan 27. 2020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영화 ‘사마에게’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영화 ' 사마에게 ' 스틸컷



 필자에게 시리아 내전은 당시 끈질긴 반군과 정부군과의 싸움으로 인해서 엄청난 인명피해와 복구가 불가능한 도시가 되어버린 모습만이 보였던 참혹한 내전이었습니다.  


"또 극단주의 테러범들 때문에 이런 전쟁이 발생했겠지."


 9년이 지난 현재. 시리아 내전이라는 기억이 머릿속에서 잊힌 저는 어느 날 브런치를 통해서 제안을 받았습니다. '사마에게'라는 영화를 보고 글을 써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영화 '가버나움'에 대한 감상평을 보고 제안을 해주셨다는 글에 이 '사마에게'라는 영화도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 영화겠구나 생각을 하고 제안을 수락하였습니다.


 지방에 살고 있던 관계로 직접 시사회에 가고 싶은 마음을 참고 예매권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광주에서는 '광주극장' 한 곳에서만 상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휴에 많은 사람들 틈에서 영화를 보지 않고 비교적 여유롭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직전까지 시리아 내전을 다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막상 영화를 보니 과거 제가 생각했던 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라서 모든 것이 현장에서의 생생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마음속에서 큰 울림과 슬픔 그리고 자유는 그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 그리고 현재 '홍콩 사태'까지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 시간들이었습니다.





'사마에게'는 어떤 영화인가?


 다큐멘터리 영화이며 실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것도 시리아 내전을.. 영화 속에서 나오는 영상들은 참혹한 현장을 촬영하였기 때문에 폭격 속에서 알레포 주민들의 처참한 상황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폭격을 맞고 쓰러져가는 상황을 보며 어쩔 줄 몰라하는 가족들의 모습 특히 아이들의 형제들이 흘리는 눈물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비롯해 전 세계 60관왕과 로튼 토마토 지수 99%를 찍은 꼭 봐야 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현장의 생생한 소리 및 음향은 영화에 더욱 몰입하며 빠져들게 합니다.


 감독은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왓츠이며 출연은 와드 알-카팁, 함자 알-카팁, 사마 알-카팁이 나옵니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맞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이고 실화이기 때문에 본인 이름으로 출연한 영화입니다.  


처음 와드 알-카팁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자유를 꿈꿨지만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나의 도시 알레포
사마, 이 곳에서 네가 첫울음을 터뜨렸단다

이런 세상에 눈 뜨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엄마는 카메라를 놓을 수 없었어
사마, 왜 엄마와 아빠가 여기 남았는지,

우리가 뭘 위해 싸웠는지,
이제 그 이야기를 들려주려 해

사마, 이 영화를 네게 바친다



영화' 사마에게' 스틸 컷



 반군 지역 알레포의 지역에 살고 있는 와드는 어떤 누구도 자신과 가족들 그리고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UN 등의 국제기구에 내전의 실상과 참혹한 광경들을 알리기 위해서 휴대폰이나 카메라로 촬영을 해나갑니다.


 그러던 중 같은 학교 의대생이자 알레포의 상황을 알고 환자 치료를 위해 지역에 남아 병원을 세운 함자와 결혼을 하게 되고 존귀한 생명인 사마를 낳게 됩니다. 매일 폭격이 일상처럼 되어버린 참혹한 상황에서도 사마는 항상 천사와 같이 해맑게 웃습니다.



영화' 사마에게' 스틸 컷



 하지만 사람들이 식량에 허덕이고 병원에서 죽어가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급박한 순간에서도 폭격은 아무렇지 않은 듯 계속되고 사람들은 또다시 죽어가고 환자가 되어 병원에 실려오게 됩니다.

정부군과 반군의 팽팽한 상황 속에서 알레포 주민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생존을 위해서 다시 정부군 지역으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결국 폭격으로 죽게 됩니다.


 영상은 와드가 직접 촬영한 영상이므로 현장의 참혹함과 생생함을 그대로 전하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큰 충격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주고 있습니다.

과연 전쟁으로 인해서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는데, 권력이 무슨 소용이며 피로 얼룩져서 세워진 나라가 과연 값진 나라인가 라는 물음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존귀한 그것은 '생명'이다.


 어느 날 함자가 운영하는 병원에 폭격을 맞은 만삭의 임산부가 실려오게 됩니다. 함자와 의료진은 응급 제왕절개술을 통해서 아기를 꺼내지만 이미 숨이 멎어있는 아기는 살아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아기에게 계속 소생술을 하면서 살리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결국 눈을 뜨고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를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위대함에 감탄사와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됩니다.


 어떤 전쟁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폭격 속에서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 생명이 탄생하고 살아난다는 것은 숭고한 일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실로 참혹한 현장을 보여주는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 사마에게' 스틸 컷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반군을 막기 위해서 폭격을 서슴지 않고 가하는 정부군과 뒤에서 지원하는 러시아 그리고 반군을 도우는 미국 둘 사이의 팽팽한 전쟁과 또 잔인한 폭격 속에서 결국 큰 피해자는 알레포에 오랜 시간 살아온 선량하고 착한 시민들과 아이들입니다.


 폭력을 막겠다고 더 큰 폭력을 휘둔다고 한들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을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우리는 폭력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폭력을 막기 위한 정당한 폭력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 경우도 있습니다.

폭력은 그 자체로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영화에서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반군을 막기 위해서 폭격을 가하지만 결국 주민들만 큰 인명피해를 겪게 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형제들이 죽어나가는 현장에서 어떤 이가 정당한 폭력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설날 연휴에 뜻깊은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전 당시 전쟁의 단면만 바라보고 정부군이 옳다고만 생각해왔던 필자는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통해서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되어서 유익한 시간이 되었고, 생명의 소중함과 전쟁 속 참혹함을 동시에 느 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폭력은 어떤 방법으로든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고 해도 옳은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사마에게 ' 영화를 볼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 주신 '루미네' 관계자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 내평점 1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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