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머물다

# 보름달 3기 DAY - 10

by 팔구년생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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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푸른길'이라는 긴 산책로가 있다. 넓은 운동장이 근처에 없거나 집에 트레일러가 없는 사람들에게 집 근처에 산책로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도 밖에 눈이나 비가 심하게 오지 않는 이상 러닝화를 챙겨서 걷거나 뛰러 산책로를 나선다.


푸른길은 넓은 길을 따라서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여느 공원이나 산책로와는 마찬가지로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있는 바닥과 자연과 사람이 적절하게 공존하여 머물다가 가는 분위기가 푸른길 산책로의 장점이자 특별함인 것 같다.


주민들에게 산책로는 공연장이 되기도 하고, 장터가 열리는 장소를 제공해주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그런 풍경을 보기가 어려워진 것이 안타깝다.


오늘도 쉬는 날 러닝화를 챙겨서 산책로를 나섰다. 기존에 신던 신발을 놔두고 새로 산 러닝화를 신고 뛰었다.

평소에 생기지 않던 물집이 양쪽 발 뒤꿈치에 생겼다. 아무래도 러닝화가 길들여지려면 시간이 걸릴 듯하다. 자연과 어우러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 한 느낌을 받는다. 더불어서 걱정과 스트레스도 해소가 되니 이보다 좋은 운동 그리고 장소가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자연 속에서 이뤄지는 신체 활동을 '녹색 운동'이라고 부른다. 자연 속에서 아무 활동이든 하면 5분도 안돼 기분이 좋아지고 앞날에 대한 전망이 밝아진다고 한다. 기분이 단순히 좋아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달라지기도 한다. 일상생활의 온갖 문제에서 멀어지고 삶 자체와 더 연결되는 것이다. 밖에 나가서 산책만 해도 사람의 체내 시계가 늦춰져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 캘리 맥고니걸, 움직임의 힘 >


그치지 않을 것 같은 비가 잠잠해졌다. 그동안 날씨 때문에 움직이지 못했으니 밖을 한번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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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 움직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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