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글을 쓰고 싶은데?
도대체 무슨 글을 쓰고 싶은데?
요즘 들어 자꾸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다. 사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직업을 업으로 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간혹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켰을 때 혹은 출간을 위한 원고를 다시 읽어 내려갈 때 이런 고민은 깊어진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이런 고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의 선택을 받은 글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독자들에게 전달할지 도가 튼 것처럼 보인다. 반면 나는 아직도 모든 사람들의 흥미와 재미를 이끌만한 글을 쓰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글을 쓰기 전 주제나 기획의도를 잘못 잡은 것은 아닐까?
베스트셀러 혹은 잘 썼다고 생각되는 글들은 하나같이 제대로 된 기획력을 가지고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한 책이나 글들을 보면 마음속 부러움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글쓰기가 서툰 나에게 기획력은 꼭 필요한 능력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반면에,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은 좋은 기획력보다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요소들 중에서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짜인 공식을 배제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 못하거나 혹은 잊혀 가는 존재들을 글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다. 아직 인생의 깊이가 없고, 삶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적어도 노트북을 켰을 때 첫 문장을 시작하는 마음 가짐은 뭐랄까... 진지하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그렇다.
괴물이 되지 말자.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머릿속 창작의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글을 쓰면서 본인이 지적인 일에 심취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고 멋있고 예쁜 문장을 쓴다고 해서 진정성이 있을까?
사실 자기를 알아가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을 멈춰서는 안 된다. 어쩌면 글을 쓰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글을 쓰면서 모든 감정을 담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솔직하고 진솔한 글을 담아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중인격이나 지식의 저주에 빠진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선 말이다.
저는 그래서, "도대체 무슨 글을 쓰고 싶은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확실하게 드릴 수가 없습니다. 완벽한 답변을 드리기에 저의 인생과 글은 아직은 미완성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