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린 시절에 나는 익숙한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던 때가 있었다. 나를 둘러싼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리고 친구들 모든 것이 감사해야 할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지만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익숙한 존재와 소중한 것들을 뒤로하고 낯선 곳을 찾아 떠났다.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꼭두새벽까지 친구들과 마시던 술,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던 카페와 산책로를 거닐 던 시간들... 이제는 새로운 누군가와 함께 하게 되겠지. 익숙하게 거닐었던 시간을 이제는 새로운 누군가와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새로운 인생과 나의 인생을 버무려 함께 걸어가게 되겠지.
낯선 장소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특별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과거에 익숙했던 자신을 스스로 벗어던질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사람들은 특별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빈 껍데기였던 나를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과거의 자신과 익숙한 존재들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다시 익숙한 동네 그리고 익숙한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익숙한 존재들의 소중함을 멀리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당신과 나를 둘러싼 익숙하지만 소중한 존재들을 변함없이 사랑하자.
우리는 익숙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빼앗긴 뒤에야 그것들이 소중했다는 것을 한참 뒤에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것들의 특별한 점들을 다시 한번 알아가는 시간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