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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by 팔구년생곰작가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 가슴속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이럴 때면 모든 소셜미디어를 잠재우기 위해서 폰을 꺼둔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오늘은 그냥 넘어가자. 감정이 이성을 잡아먹어버려서 말도 안 되는 감정을 타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기분과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게 오늘은 그냥 넘어가자.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별에 별 생각이 든다. 어릴 때 같이 뛰어놀던 동무들 그리고 나를 끌어안아 주시던 부모님 그리고 순수하고 예쁘게 사랑했었던 그녀와의 추억들, 이미 지나버린 일인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과거 그때인 것을.


왜 이런 생각들은 잠이 오지 않는 꼭두새벽만 되면 불현듯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이럴 때 쓰는 글은 최악인 경우가 많은데...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글이 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 두 가지를 유념하라고 첫 번 째는 글의 구성 요소를 지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론과 본론, 결론의 순서를 지킬 것 그리고 기승전결 등을 지키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쓸데없이 부사와 형용사를 난무하는 것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하필 이렇게 잠이 오지 않을 때 글을 쓰면 두 가지 유념사항을 놓치고 만다.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는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을 잘한다. 그리고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글을 쏟아내면 마음 한 구석이 편해진다. 마치 글 쓰는 일이 아픈 마음과 그리움에 사무친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았다. 비록 빠르게 휘발되어 다음 날이면 사람들 머릿속에서 잊히는 글이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참으로 많은 생각들 그리고 다양한 감정이 쏟아지는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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