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번화가의 식당들은 저마다 술 한잔에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주변의 분위기와 달리 나는 여자 친구와 조촐하게 횟집에서 1차를 마쳤다. 그리고 2차를 와인으로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근처 편의점을 찾았다.
술이 잔뜩 취해서 비틀거리는 사람들, 목소리를 높이며 어깨동무하며 삼삼오오 걸어가는 사람들을 피해서 골목 모퉁이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갔다. 여느 편의점과 다르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와인을 고른 후 한참을 안주거리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과자와 치즈를 손에 들고 카운터 앞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것 좀 계산해주세요.”
“….. 네.”
처음 편의점을 들어왔을 때는 분명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아르바이트생이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무슨 이유로 울고 있는지 여쭤보고 싶었지만,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당황스러워 물어보지 못했다. 눈치를 살피며 챙겨 온 물건을 겨우 계산대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계산대에 물건을 모두 정산하려는 찰나에 따뜻한 유자차 음료를 한 개 집어 들어서 얼른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편의점을 나가기 전에 조심스럽게 유자차 음료를 건네드렸다.
“이거 마시고 힘내세요.”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그 일이 계속 마음 한편에 걸렸다. 하지만 달리 도와주거나 위로를 해줄 수도 없었기에 참지 못할 만큼 속상할 일을 겪었더라도 이겨내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대여 아프고 속상한 일을 겪었더라도 마음을 잘 추스리기를 바라요. 조금 더 단단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잘 이겨내기를 바랄게요.
최근 뉴스를 보다가 빵공장에서 20대의 젊은 여성 노동자가 안타깝게 사고를 당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면, 안전을 중요시했다면 그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가치를... 소중한 가치들을 잃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노동자, 여성, 아동 그리고 사회의 취약계층을 돌보지 못하는 사회를 우리는 국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왜 청춘은 아파도 된다고 하는 것일까? 청춘도 아프면 힘들다. 그리고 속상하고 아픈 일을 겪으면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무너지곤 한다.
여러 가지 고민과 물음표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하루이다.
부디 우리가 잃어버린 사회적 가치와 공감 그리고 사랑을 다시 되찾았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