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초보 운전자의 장롱면허 탈출 도전기

by 팔구년생곰작가



운전면허를 취득한 날이 2011년도였으니 취득하고도 운전을 안 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듯하다. 마침 일을 그만두고 잠시 쉬는 동안 시간이 남아서 그동안 미루고 미루어왔던 운전연수를 하기로 하였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가까운 거리의 학원에 등록하러 가는 길이 어찌나 힘들던지. 등록을 하러 가기 전 주변에 운전하는 친구들이 괜히 겁주려는 듯 연수하게 되면 엄청 혼날 거라고 얼마나 강조를 했는지 등록을 도와주시는 선생님에게 겉으로는 얘기를 안 했지만, 잘 좀 봐달라는 간절함의 눈빛을 연거푸 보낸 후 집에 돌아왔다.




선입견


운전면허 첫날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연수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라도 무서운 선생님이 오시면 어쩌나, 엄청 혼나는 거 아니야, 5일 동안 어떻게 연수를 받아야 하나. 걱정을 전날 밤에 엄청 하던 탓에 군기가 바짝 올라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60대의 무서워 보이는 남자 선생님이 오셨다. 학원에서 연수해주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는데, 그중에서 최고령으로 보이셨던 선생님이 오시다니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모든 행동이 조심해졌다.

돈을 지불하고 배우는 운전연수인데 왜 그렇 긴장을 했는지 모르겠다. 연수받는 동안에 신호를 받아야 하거나 교차로 들어갈 때 혹은 선을 밟으면서 가기라도 하면 바짝 긴장을 시키는 불호령이 한 번씩 불쑥 나왔다. 중간에 잠시 쉬자고 근처 빈 주차공간에 차를 세운 후 무겁고 어색한 정적이 흐르는데 사탕과 함께 직접 끓여오신 물에 커피를 타 주셨다.


" 잠시 쉬어가자고, 안 쉬고 계속하면 힘드니까 커피 한잔 마시고 하세."


걱정했던 거와는 달리 아저씨는 그렇게 호랑이 선생님은 아니었다. 운전하는 동안 간혹 잘못하는 경우 잡아주시는 거 말고는 오히려 계속 잘할 수 있게끔 북돋아주었다.

그리고 커피 한잔에 더욱 긴장도 풀리고 아저씨에 대해서 괜한 두려움의 시선으로 바라본 내가 부끄러웠다.

연수하는 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외국에 나가서 따로 살고 있는 딸 이야기와 손녀 이야기를 하면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말씀하셨다.

나 또한 현재 여러 상황으로 일을 그만두고 준비한 시험에 떨어진 일, 취업준비 등 이야기들을 하며 연수하는 동안 아저씨와 서로의 이야기들을 하며 꽤나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 덕에 5일 동안 즐거운 연수를 할 수 있었다.

선입견 하나 때문에 얼마나 걱정하고 두려워했는지 나 자신이 참 바보 같았다.






도전이라는 것


나는 여태 주변에서 다 갔다 온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가 본 사람이다. 이유는 하나였다. 무언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보고 즐기는 것에 너무나도 소극적이었다.

단지 하나 장점이라고 할 것은 반드시 어디를 가거나 일을 시행하기에 앞서 꼼꼼히 따져보는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기만 할 뿐 무언가 여러 가지 상황이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 그만두기 일쑤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미루고 미루다가 한 거라서 연수를 받는 것 또한 시작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다른 이야기지만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 서울 소재 신학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친한 동생이 있는데, 잠시 1년 정도 휴학 기를 내어서 지방에 내려오게 되었다.

동생은 잠시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아서 성지 순레 여행을 계획 중이었는데, 나와 같이 동행하기를 내심 바라며 같이 여행을 가자고 얘기를 하였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여러 가지 상황들 그리고 가장 큰 낯선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다음 기회에 같이 가자고 기약 없는 약속을 하였다. 15년 넘게 알고 지내온 동생이라서 대충 무슨 이유로 못 가는지 짐작을 하는 눈치였다.


" 그런데, 지금까지 형을 봐서는 착하고 성실한데 도전 정신이 부족한 것 같해."


동생의 이야기에 무슨 소리냐며, 극구 부인했지만 맞는 말이었다.

사실 도전이라고 말하기에도 민망한 운전연수를 받는 것이 무엇이 그리 어려워서 유난인지 모르겠다.

당시에 상황을 생각해보면 어찌 되었든 아직도 도전정신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연수를 받는 동안, 처음 왜 그토록 해야 할 일을 미루어 왔는지 의문이었다. 무슨 일이든지 처음 시작은 어렵지만 하고 나면 무언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성취감 그리고 성장


크게 무언가를 한 건 아니었지만, 이번 5일 동안의 운전연수를 마치면서 무언가 모를 성취감이 들었다.

아 이것이 무언가 해내었다고 느꼈을 때 희열일까, 2년이나 3년 주기로 오래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었던 지난 직장들 그리고 시험에 낙방하고 취업에 도전하였지만 번번이 떨어지고 나서 자존감이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황이라서 무언가의 기대를 하는 것에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 작지만 운전연수를 마치면서 무언가 모르게 나도 한 가지를 배웠구나 하는 성취감이 들어서인지, 그 후에 여러 가지 시험이라든지 자격증 공부 그리고 취업준비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이 쓰신 '완벽한 공부법'을 읽으면서 성장형 사고방식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나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함께 왜 일을 해야 하며,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며칠 후에 나는 그렇게 존버 하며 끝까지 노력한 덕에 기대하지 않았던 원하는 직장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개인적으로 연수하는 동안에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위주로 쓴다는 것이 어떻게 주제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공부나 하던 일에 계속적으로 실패하며 좌절감과 함께 모든 일에 기대감을 낮추고 있던 차에 작은 일이지만 운전연수를 하고 나서 생긴 성취감으로 인해 다시 일이나 공부를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지난 모든 일들을 통해 많은 경험들을 체득할 수 있었다.

각자 개인이 공부나 일을 함에 있어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중요하며, 과정에 따른 성공이 아닌 쓰디쓴 실패에 대한 경험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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