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1월을 잘 넘기기를 바라야한다는 주치의의 얘기를 들었다. 항암치료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각오한 일이지만 새삼스럽게 사람의 남은 날을 예상한다는 게 너무 웃겼다. 신이야 뭐야. 남은 날의 디데이를 세어 나간다니.
고통이 심해지고 집에서 케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호스피스 병원으로 모시게 될 거라고 한다. 마음의 준비는 도대체 언제 되는걸까. 아빠 고통없이 편하고 편안하게 계실 수 있도록 자꾸 물러지는 심장 대신 강철 심장으로 아빠 곁에 있고싶다. 주책맞은 눈물아 잠깐 들어가려무나. 웃으면서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