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현자는 가진 것을 버리고
고행과 고독을 벗삼다 세상에 고정불변은 없다고
불변을 말하는 고통속(俗)에서 벗어나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처럼 내 속을 극복하지 못해서
보이는 모든 바뀌는 것들에
아이처럼 떠들고 춤추고 웃질 못하니
나에게 봄이란 매섭고 잔인하기만 하다
나의 시(時)는 그렇게 흔들리고 두려워
어지럽게 눈을 굴리고 입을 달싹인다
음정을 갖지 못 한 말들이 바람을 타 입술에서 벗어나고
태어남도 죽음도 알지 못해서
태어난 적도 죽을 일도 없을 나는
물없이 갈라진 입술의 표면에서
말의 탄생과 바람을 타고 흩어지는 추락을 본다
바람 실린 추락이 죽음이라면
나는 끝없이 내 혀에서 말을 밀어올리니
그것이 불안의 대가라면 대가일 것이고
시(視)적 기만을 눈치 채지 못한
내 아둔함에 대한 형벌이라면 형벌일 것이다
그러니 언제까지고 나는 내 입술로 말들을 밀어 올리고
다시 또 올리고 올리고 올리고…영원히 회귀한다
아, 내 시(詩)는 불안에 이르는 꿈이라
나는 끝없이 내 말들을 밀어올려 시간을 되감는다
그리고 시( )간에 떨어지는 시(詩)들을 본다
전락의 발치에서 비로소 나는 끝없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