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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과 단상 두 번째
여든아홉 번째
in my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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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Nov 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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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함성들과 발 구르는 먼지들
시야는 뿌옇게 변하고 혁명의 깃발은 나부끼고
언젠가 사라질 이데올로기의 카펫 위로
웅웅대는 소음과 아무렇게나 튼 음악들이 흩어진다
무엇이 변했나 변한 건 없다
카펫의 색깔도 소음 속에 부서지는 말들도
아무렇게나 튼 음악의 가사도
변한 건 없다
언젠가 사라질 것만 영원을 약속하며 흔들린다
영웅의 카리스마는 퇴색하고
시간은 다시 방금의 자리로 떠났다
나는 그 자리에서 속절없이 주저앉고서
눈처럼 내리는 색종이들을 본다
폭죽은 언제 터진 걸까 화약 내가 코를 찌른다
혁명일까 사랑일까
혁명인가 사랑인가
사라질 것들은 영원함을 떠들어대며
저 골목 끝으로 작아져 간다
이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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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사랑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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