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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아홉 번째

in my mind

by 재인


혁명이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함성들과 발 구르는 먼지들

시야는 뿌옇게 변하고 혁명의 깃발은 나부끼고

언젠가 사라질 이데올로기의 카펫 위로

웅웅대는 소음과 아무렇게나 튼 음악들이 흩어진다


무엇이 변했나 변한 건 없다

카펫의 색깔도 소음 속에 부서지는 말들도

아무렇게나 튼 음악의 가사도

변한 건 없다

언젠가 사라질 것만 영원을 약속하며 흔들린다


영웅의 카리스마는 퇴색하고

시간은 다시 방금의 자리로 떠났다

나는 그 자리에서 속절없이 주저앉고서

눈처럼 내리는 색종이들을 본다

폭죽은 언제 터진 걸까 화약 내가 코를 찌른다


혁명일까 사랑일까

혁명인가 사랑인가


사라질 것들은 영원함을 떠들어대며

저 골목 끝으로 작아져 간다


이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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