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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곱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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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인


어디서 보니까 헤어짐이 만남의 완성이라더라

당장은 이해할 수 없는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면서

무엇과도 누구와도 헤어지기 싫다고만 생각했다

이제까지 무던하다면 무던한 헤어짐이 있었는데도

무던해서 무던해진 것일까 헤어짐을 잊고 있었다

저기 기억 어딘가 구석에 웅크리고 숨죽인 채

아직은 이리저리 발자국이 찍힌 곳들을 보며

언젠가 바람으로 다 흩어 버려야지 하고서

불지 않길 바라는 바람에 괜히 내 바람을 얹고서

이리저리 발자국이 찍힌 곳에 내 발자국도 남긴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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