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단어들을 덜어내고 덜어내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미지를 함축하고 시는 말을 함축한다 날카롭게 날이 선 칼로 덧붙이고 싶은 나의 욕망들을 자르고 잘라낸다 사랑해 마지않아 영원히 가지고 싶다는 내 욕망들을 잘라내고 나니 그것들은 오히려 밝게 빛을 내며 내 눈과 내 입에 다가와 깊이 담긴다 영원히 보고 영원히 읊어야 할 하나의 세계가 된다 사랑해 마지않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기에 나는 그저 그것에 한 줄기 바람만 보낸다 가서 잠시만 살랑거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