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는 물을 좋아한다는데 난 무엇을 제대로 알지도 앎을 깨닫지도 못하는데 물을 좋아한다. 나는 그토록 무엇도 몰라서 겨우 뭍의 끝에서 세상의 끝을 보고 한없이 맑고 투명한 것에 짙고 깊은 시간을 띄운다. 물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흐르고 내가 띄운 짙고 깊은 시간은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흘러간다. 그 옛날 어느 지자의 말처럼 나는 그 시간을 또 띄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꿈에서, 내가 띄운 시간에 살짝 발을 담근다. 다시, 또, 다시. 그리하여 나는 영영 잊지 않으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