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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두 번째

호문쿨루스

by 재인


투명한 플라스크 안 불투명한 형상은

그 옛날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원했던 것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아무것은 못 만들어 내기에

투명한 플라스크에 하늘 높이 닿을

바벨의 언어를 공들여 부어놓고

그것들을 붙일 사랑의 아교를 푼다

말들은 기다랗게 자라나고

그것에 어떤 힘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신은 단단한 손으로 말들을 잡아채어

싹둑, 잘라버린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그것을 아로 붙이고

투명함 속 불투명으로 끝내 존재한다

그렇게 알 듯 말 듯하게

사람인지 사랑인지

그것이 ㅁ인지 ㅇ인지 모르게


나는,

그리고 너는

이곳에서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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