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침이면 내게 어떤 꿈을 꾸었는지 물어보곤 했지 난 엄마에게 꿈쟁이였고 내 꿈들은 왠지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 같았어 엄마는 내 꿈을 반복했고 되새겼어 그럴 법해 그럴 것 같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나는 엄마의 작은 장사꾼처럼 이세계를 꾸어다 저세계에 맡겼지 나는 아침이면 그것을 찾아다 엄마 앞에 펼쳐놨어 나는 아직도 여전히 그것을 하고 있고 그래서 늦은밤 새벽꿈을 빚고 빚을 내어 꾸어다 수화기 너머의 보이지 않는 엄마의 귀에 차곡차곡 넣어주지 다시 말해봐 엄마는 다시 말해봐를 말하고 나는 다시 말해주고 꿈쟁이인 나는 꿈을 꿈뻑꿈뻑
언젠가는 꿈에서 꿈뻑꿈뻑 컬러인지 흑백인지 모를 그 공간에서 나는 꿈속의 엄마에게 꿈속의 꿈을 펼쳐 놓겠지 그러면 엄마는 다시 말해봐 말하고 나는 또 말하고, 아마 그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