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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아홉 번째
아른거리는 것
by
재인
Apr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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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인은 살아있다는 것이 영원한 루머라고 했다
그 글을 읽는 한 카페 내 앉은자리 맞은 벽에
그림자가 들어와 있었다
그림자는 모양과 자리를 바꿔갔다
그렇게 여러 모습으로 아른거리다가
흔한 하트 모양의 그림자가 되었다
잠깐이었다
살아있는 것이 루머라면
살아있을 때 하는 사랑도 루머일 테고
루머의 루머는 진실과 멀찍이 떨어져 있을까 싶지만
왠지 같은 게 두 개 있으면 반대의 것이 될 것만 같으니
루머의 루머는
어쩌면 가장 진실한 진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루머 같은 생에서
잠시 아른거린다
그 모양을 바꾸면서 아른거린다
내 앞 맞은 벽에서 그렇게 아른거린다
루머의 루머야말로 진실한 진실이라면
내 앞에서 아른거리는 그것이
진실로 진실한 진실일까
루머는 흐르는 것,
내 입에서 너의 입으로, 내 귀에서 너의 귀로
루머의 루머는 어떻게 존재할까
아른거리며 모양을 바꿔가며
잠시 내게 보이며 잡을 수 없을 것처럼
진실로 진실한 진실, 그것은
아른거리는 것
아른거리다 한 벽에 맺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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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진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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