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일상의 거리

셰플러의 우승 인터뷰를 보고

by epiphany

우연히 본 스코티 셰플러 오픈 우승 인터뷰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보통 우승 후 선수들이 하는 인터뷰는 자신의 승리를 자축하고, 어떻게 그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즉 카메라에 비치지 않을 때 남들보다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며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것을 당당히 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여기에 주변인들에 대한 고마움까지 전하면서, 많은 선수들이 그 시간을 하나의 세레머니처럼 채운다.

그런데 셰플러는 그 순간에 굉장히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내용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맥이 빠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저는 제가 우승했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선수들보다 조금이라도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죽을 만큼 우승하고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우승이라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2분 정도 환희를 만끽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따 저녁으로 뭐 먹지?’ 와 같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요. 하나도 변하는 건 없어요“


“What’s the point of all of this?”



단순히 겸손의 미덕 때문에 내가 인상 깊게 느낀 것은 아니다. 사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치고 겸손한 태도를 갖지 않은 경우는 드물다. 내가 그의 인터뷰에서 주목한 지점은, 그것이 성공의 정의와 성공을 향한 갈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승리란 무엇일까? 성공이란 무엇일까? 내가 궁극적으로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가지면 나의 일상과 생각은 어떻게 달라질까? 그의 말처럼 사실 성공이라는 것, 갖기 전에는 엄청나게 원하고, 죽을 만큼 노력해서라도 이루고 싶던 그것이 막상 손에 들어오면 2분간의 환희와 희열을 주지만 곧바로 “오늘 저녁 뭐 먹지?”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결국 내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이런 소소한 순간들이다. 삶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작은 행복을 나누는 것, 그것이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이룬다. 승리를 했을 때나 하지 않았을 때나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그의 말이 떠올랐다. 물론 나는 그처럼 큰 성공을 인생에서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만약 그 자리에 선다면 아마 비슷한 기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너무나 큰 돈을 벌고 싶은 나의 마음, 투자로 큰 부를 얻고 싶고, 부동산으로 남들처럼 성공을 거머쥐고 싶은 마음도 결국엔 동기부여와 원동력일 뿐, 진짜 중요한 것은 내 옆의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과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라는 근본적인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vMYL6xHAp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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