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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24km

12월 4주 차 63km

by 까망


12월 마지막 주엔 하루에 10km만 달렸다. 10km만 달리면 되니 부담도 없고 해안가 산책하는 기분이 들고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는 듯하다.

오늘은 12월 31일 화요일, 내일 2025년을 맞이하여 20.25km를 달리기로 하고 2024년의 마지막은 쉬어가려 한다. 창 밖으로 해가 넘어간다. 이토록 무기력하고 우울감에 휘감겼던 연말이 있었던가? 19살이던 12월 31일에 한 친구 녀석 집에 모여서 치킨에 족발에 이것저것 시켜서 먹다가 밤 12시가 넘어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동네 구멍가게에서 술을 샀던 기억이 난다. 술을 마시지도 못하면서 친구들 가니깐 뒤따라 가서 소주나 맥주를 한 병 샀을 것이다. 그때 당당하게 꺼내든 민증은 거의 뭐 조선시대의 마패의 위용이랄까? 그렇게 동네친구들과 밤새도록 술 마시고 취해서 그래도 새해 해 뜨는 거 봐야 된다면서 동네 뒷산에 올랐었다. 한놈이 배가 아프다며 등산로를 살짝 벗어나 갓 심은 듯한 소나무 옆에다 새해 모닝똥을 갈겨버리고 우리는 취해서 껄껄껄 그놈은 휴지 없냐며 휴지를 찾는데 농구를 좋아했던 한 녀석이 첫 알바비로 샀던 소중한 NBA 농구잡지를 반강제적으로 내놓으며 안된다 안된다 고래고래 소릴 질렀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때는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즐거웠고 힘찼었고 그리고 웃음도 많았다. 연말연시란 자못 희망적이었다.


2024년 12월 29일 9시 3분 무안공항에서 활주로 이탈 사고가 있었다. 안타깝다. 안타깝고 슬픔 감정이 드는 건 차치하고 어제 유가족 대표의 인터뷰에서 사고자의 신체가 80% 인지 60% 인지...... 감정을 추스르며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속이 문드러지는 것 같았다. 내 생에 가장 비극적인 장면이었다. 제발 수습이 잘 되어 유가족분들이 고인을 온전히 하늘나라로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4. 12. 23. 월 10km(5'51"/km) 해안도로

2024. 12. 24. 화 10km(6'23"/km) 해안도로

2024. 12. 25. 수 휴식

2024. 12. 26. 목 11km(6'16"/km) 해안도로

2024. 12. 27. 금 10km(6'30"/km) 식산봉

2024. 12. 28. 토 10km(6'22"/km) 법환 해안도로

2024. 12. 29. 일 10km(6'05"/km) 해안도로

2024. 12. 30. 월 14km(5'12"/km) 해안도로


2024년 12월 총 거리 324km 총 시간 32H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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