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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애 Mar 26. 2024

사바아사나를 잘하기 위해 요가를 합니다.

수카아사나(Sukhasana), 사바아사나(Savasana)


여러분은 요가를 왜 하나요? 


목요일 선생님이 화두를 던졌다. 자신은 사바아사나를 잘하기 위해서 요가를 한다고 했다. 요가 여정에 집중하며 1시간을 보낸 후 마지막에 만나는 사바아사나는 모양만 본뜬 것이 아닌 진짜 깊은 이완의 자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명상하듯 편안히 앉는 자세인 수카아사나와 편안히 눕는 자세인 사바아사나. 요가의 시작과 끝이다. 요가 수업의 종류에 따라 그 가운데에는 선생님이 준비해 온 다양한 동작들이 자리한다. 동작 각각 뿐만 아니라 동작 간 연결 부분도 하나의 동작으로 여기며 수련을 하다 보면 마지막 사바아사나에서 여한이 없다. 더 늘려보고 싶은, 더 버텨보고 싶은, 더 도전해보고 싶은 아사나가 없다. 쉼 그 자체를 느긋하고 배부르게 누릴 수 있다.


깊은 이완을 경험하기 위해 크고 작은 파도를 겪어내며 1시간 동안 매트 위에 앉고 서는 것이라는 말. 내가 정성을 다해 열심히 사는 이유 중 하나는 분명 잘 죽기 위함이었구나. 죽기 전 큰 후회, 큰 여한, 큰 아쉬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내 여정을 성심껏 알뜰히 살아내고 있었구나, 깨달았다.


인생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과 인사하고, 버무리고, 벼리고, 일구며 기특하게 살아내는 일. 하나하나 느끼고 엮어나가는 것이 요가와 닮아 있었다. 나의 죽음 앞에서 나는 편안함의 얼굴이고 싶다. 개운한 마음으로 눈을 감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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