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헬레니즘 시대의 스토아 학파를 공부해 보겠습니다. 운명론을 주장한 사람들인데요, 디테일하게 살펴봅시다. 시대적 배경은 저번 편에서 살펴봤던 에피쿠로스 학파와 같은 헬레니즘 시대입니다. 스토아 학파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제논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로마시대까지 이어지며 성행한 사상입니다. 로마의 노예부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황제까지 스토아 학파를 따를 정도로 사상을 추구한 사람들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습니다.
스토아 학파는 이렇게 운명의 데스티니...
운명론을 주장한 학파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운명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아, 여기 이 레전드 시는 그냥 재미 삼아 넣어본 거고 스토아 학파와는 관련 없습니다. 오해는 금물!
스토아 학파는 로고스라는 개념을 주장했습니다.
로고스란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세계이성이라는 뜻입니다. 자연 그 자체, 자연법칙, 신, 신적인 이성 모두 같은 뜻입니다. 무슨 말인지 잘 와닿지가 않죠??
아마도 스토아 학파는 로고스 개념을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옛날 사람들의 입장에서 자연을 본다면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아침이면 서쪽에서 해가 뜨고, 밤이 돼 가면 동쪽으로 지고, 24시간마다 한 바퀴씩 자전하고, 365일마다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고... 달도 가득 찬 보름달이 됐다가 시간이 지나면 초승달같이 작게 변하고..
스토아 학파에서는 이러한 자연법칙의 규칙적인 모습을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자연도 이렇게 합리적이니 이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자연 그 자체에 신적인 이성이 깃들어있다고 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로고스 개념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원래 사상과는 조금 다르게 각색하여 설명했습니다. 참고 삼아 원래 스토아학파 개념을 설명하자면.. 스토아 학파는 세상 만물에 신적인 불꽃(이성, 로고스, 제우스, 신)이 깃들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이 신적인 불꽃이 이끄는 운명에 의해 돌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살짝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어쨌든 이렇게 스토아 학파는 불꽃이라는 물질에 기반해 세상이 만들어졌다고 보는 입장(유물론)입니다.]
이 개념이 바로 로고스입니다. 기독교의 하나님같은 인격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연, 우주 그 자체가 곧 신적인 이성이며 곧 신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온 세상에 다 신이 깃들어있다. 이러한 사상을 범신론이라고 합니다. 범이라는 한자말이 영어로 all, 모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스토아 학파에서는 세상의 모든 일은 이 로고스에 의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는 운명론적 세계관을 주장했습니다.
자 스토아 학파의 원문을 한번 볼까요?
이러한 자연, 우주 그 자체, 신적인 이성인 로고스는 최상의 상태로 운명을 이끌고, 우리 인간에게도 이성, 로고스가 깃들어있기 때문에 로고스를 따르는 것이 선한 삶입니다.
즉, 스토아 학파 관점에서 행복이란 로고스에 따르는 것입니다.
행복은 우리의 이성을 잘 발휘하여, 로고스를 파악하고 그것에 따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비자연적인 충동과 정념 때문입니다.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비이성적으로 해석해서 생겨나는 감정을 정념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등교하다가 5만원짜리 신사임당 한 장을 주웠다? 우리는 바로 쾌락의 감정을 느끼며 "아싸!! 땡잡았다!!!!" 이렇게 기뻐할 겁니다. 하지만 스토아 학파 입장에서는 이것은 이미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일일 뿐입니다. 쾌락의 정념을 느낄 필요조차 없습니다.
우리가 만약 시험기간에 실수로 답안지를 밀려 써서 10점을 맞았다면? 엉엉 울면서 "앞으로 대학 어떻게 가지?" 슬픔과 공포의 정념을 느낄 겁니다. 하지만! 이 역시 스토아 학파의 입장에서는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담담하게 “아 답안지 밀려 썼구나.. 운명이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되는 일인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해석하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기분이 업될 때도 있고, 처참하게 다운될 때도 있습니다. 감정의 노예가 되어 사는 거죠.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를 행복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계속 같은 말의 반복인데요.
우리의 이성을 통하여 로고스와 일치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즉, 운명을 인정하고 따르며 정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념과 쓸모없는 감정, 욕망들을 제거하고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기분이 롤러코스터 타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단, 스토아 학파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우정의 감정은 자연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예외라고 합니다. 이 두 감정은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운명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 무슨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경지, 행복의 상태를 아파테이아라고 합니다. 모든 감정과 욕망 등의 정념이 제거되어 완전히 이성에 따르는 삶을 사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의 상태! 이것이 바로 스토아 학파가 주장한 행복입니다.
마지막 보너스! 스토아 학파는 세계 시민주의 사상을 주장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신적인 이성, 로고스가 깃들어있기 때문에 모두가 형제, 자매이며 평등한 존재라는 겁니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시민이라는 거죠. 따라서 공동선을 위해 기꺼이 사회,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친한 친구와 우정을 나누며 은둔 생활을 추구한 에피쿠로스 학파와 반대되는 부분이죠? 참고 삼아 알아두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