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늘 선물같은
셋째가 코감기에 걸려 손이 많이 갔다. 고맙게도 첫째와 둘째는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어 셋째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한참동안 그림을 그리던 첫째가 색칠까지 완성하더니 나에게 그림 하나를 건네 줬다.
"음... 청룡?!! 맞아?"
"응. 맞아.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게 용이잖아. 아빠 선물."
여의주를 두 개나 물고 있는 욕심많은 청룡이다. 왠지 모르게 나를 투영하고 있는 모습 같다. ㅎㅎㅎㅎ 전체적인 모습이나 색감, 세부적인 모습 하나하나 모두 마음에 들었다. 잠시 후 아내님이 섭섭하지 않게 아내님이 좋아하는 기린 그림을 건네주는 첫째. 배려하는 마음이 참 곱다.
언젠가 남자들은 감정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엄마가 아픈 연기를 했을 때 여자아이들은 공감하며 엄마를 걱정했지만 남자아이들은 '그건 그쪽 사정이구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적지않게 당황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 역시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기에 틀린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서 우리 아들들도 그렇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짐작은 틀렸다. 그 다큐 역시 틀렸다고 생각한다. 남자 아이들도 누군가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고 배려할 줄 안다는 걸 첫째가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엌ㅋㅋㅋㅋㅋㅋ 딱 봐도 대충인데... 정말 공감하고 배려하는 거 맞지? ㅋㅋㅋㅋㅋㅋㅋ
가끔 아이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선물해 준다. 처음부터 나와 아내님에게 줄 생각으로 그림을 그릴 때가 많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은 후 분리수거하곤 했는데 이제는 조금 모아둘까 싶은 생각이 든다. 조그만한 파일철 하나에 아이들이 선물해주는 물건은 담아두고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게, 브런치에도 꼬박꼬박 기록해 두어야겠다. ^^
세상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