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할 취미생활이 늘어나는 기쁨♥
우리 부부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고백부부를 끝으로 드라마를 함께 본 적이 없으니 상당히 오랜 시간 TV는 거의 방치되어 있었다. 지난 3월, 계약이 만료된 TV 수신을 해지하고, 중고로 TV를 팔았다. 물론 그전에 TV를 가장 많이 보는 첫째와도 상의했다. 아이는 자신도 TV를 보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 놀고 책 읽는 시간이 좋다고 했다. 너무나 쿨하게 TV를 없애도 된다는 아이 덕분에 미안한 마음을 접어둘 수 있었다.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아내님이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저녁을 먹고 한참을 놀던 첫째가 책을 읽을 거라며 식탁에 앉았다고 한다. 아직 더듬거리기는 하지만 한글 읽는 실력이 많이 늘었는데 가끔 혼자서 책을 펼친다. 그 모습이 참 대견하다. 아직 글밥이 많은 책은 글을 읽기보다는 그림을 보고 넘어가는 수준이나 조만간 글도 함께 읽을 거라 기대한다. ^^
사마귀를 사육할 때는 사마귀 책도 꺼내 읽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는 편이라 집에 책이 거의 없는 편인데 같은 책을 몇 번이나 다시 읽는다. 아내님은 미안한 마음에 서점에 들러 원하는 책을 사주기로 했는데 "엄마, 책을 빌리는 게 아니라 살 수도 있는 거였어?"라고 물어 적지 않게 당황했다고 한다. 하긴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만 가봤지 서점에는 가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쌓인 도서상품권이 조금 되는데 가까운 시일 안에 서점에 방문해서 아이가 원하는 책을 사줘야겠다.
아이가 부쩍 자란 탓에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는 게 버거워졌다. 가끔은 힘든 내색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제는 스스로 책을 읽는 아이를 보니 더 많이 보듬어주지 않은 게 못내 아쉽다. 아마도 얼마 안 가 아이는 혼자 책을 읽겠지..... 참으로 간사하게도, 아이가 빨리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언제까지나 지금 모습 이대로였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아이가 온전히 책을 읽기 전까지 아이가 원할 때면 언제나 내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줘야겠다. 나중에 다시 후회하지 않도록.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뜨끈한 도가니탕을 먹고 관절 강화 좀 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