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짧은 메모 3 #평범함이라는 선택

by 난동경


20살, 친구들은 하나같이 대학에 갔다.

나는 가지 않았다.



대학을 꼭 가야 하는 이유를 몰랐고, 공부는 싫었고, 무엇보다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길을 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뚜렷하지 않았다.

막연히 말했다.


“막내 이모가 계신 미국에 갈 거야.”


엄마가 물었다.

“학비는? 생활비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고작 생각해낸 건,

홍대의 작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시급이 얼마였더라... 4,000원 남짓이었던 것 같다.

평일 아침 8시, 카페 문을 열고, 오후 6시까지 일했다.



그렇게, 햄스터 챗바퀴처럼 하루하루를 돌고 있던 어느 날.



엄마가 말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만 해서 뭐 하려고?”

“음... 내가 말했잖아. 나 미국 가려고.”

“가서는 뭐 할 건데?”

“…몰라.”

그리고 이어진,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는 엄마의 말.



난 네가 뭘 하든 응원해. 다만, 그건 알아둬야 해.

남들이 가는 평범한 길을 가지 않으면, 그 이상으로 더 힘들 거야.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해. 그렇게 할 수 있겠어?”

(그때, 내 세계에서 ‘평범한 길’이란 대학에 가고, 취업하고, 결혼하는 삶이었다.)



“아니.”



그 주말부터 나는 독립 도서관에 나가기 시작했고, 노량진 재수 단과학원에 등록했다.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로.

하지만 적어도 ‘남들보다 2배 이상 노력할 자신이 없다’는 것만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일 아침, 첫 전철을 타고 노량진으로 향했다.

그리고 반년 동안 공부를 했다.

그 결과, 대학에 갔다.




남들보다 1년 늦게,

평범한 길이라고 불리는 트랙에 발을 올렸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알게 됐다.



‘이게 다가 아니구나.’



이건 내 인생의 정답도, 결승선도 아닌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걸.

겨우, 시작이었다.









20120418_115330.jpg?type=w386
20120604_201544.jpg?type=w773
20121029_161035.jpg?type=w386
산업디자인과를 전공했다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한 짧은 메모 2 #똥,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