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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Sep 05. 2020

책 리뷰-<소설 예수2> 세상의 배꼽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 총독 빌라도의 입성

한없이 부드러운, 흔들림없이 강한 예수

<소설 예수> 2권 세상의 배꼽

저자 ; 윤 석철  출판 ; 나남,  610쪽,  2020/04/22


한없이 부드러운, 흔들림없이 강한 예수

지리적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 사이에, 지정학적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패권 다툼의 한 가운데 있는 우리의 현실이 슬쩍 비쳐진다.

로마제국의 폭력적인 억압과 수탈, 그에 앞장선 간악한 군림자 예루살렘 성전의 행태를 읽으며 식민지 시대를 겪은 우리들의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그 뿐인가, 예수 시대로부터 2천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우리에겐 2천년 전의 로마제국과 같은 제국의 힘이 우리를 억누르고 있지 않은가. 그 때의 예루살렘 성전은 2020년에도 우리 곁에 모습을 바꾸어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시리즈로 나오기 때문에 1권에서 던져졌던 이야기 뭉치를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

제자들은 여전히 예수가 누구인지에 관심을 가진다.

그들에게는 ~~ 사람들이 예수를 누구라고 믿고 따르는지 그것이 더 중요했다. 예수가 하는 일, 가르치는 내용보다 ~~ 그 존재가 더 중요했다. 84쪽.

 

89쪽에서부터는 여러 장에 걸쳐 예수와 아버지가 토라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장면을 그린다. 여기서 작가는 예수의 아버지 입을 빌려 이렇게 토라를 말한다.

토라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어떻게 하느님을 모시고 잘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지. ~~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말보다 더 중요한 말이 있겠니?”  94쪽.

 

아버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예수의 말이 이어진다.

근본 내용으로 보면 서로 돕고 아끼고 귀하게 여기며 살라는 말처럼 들리는데요. 결국 서로 사랑하며 살라는 말 아니었어요?” 95쪽.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든 안다니는 사람이든, 그러니까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그동안 많이 들어왔고 알고 있었던 기독교적인 사랑의 개념을 발견하게된다.

남이 너에게 대해주기를 원하는 것처럼 너도 남을 대하라. ~~ 너에게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 94쪽.

 

공사장에 오가며 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던 어린 예수는 아버지를 통해 하늘 아버지의 말씀을, 땅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삭이고 그 말씀이 체화된 사람이다. 목수, 석수 요셉(예수의 아버지)이 예수에게 던지는 일상의 말들은 큰 가르침이 되었고 예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나무에는 나무의 결, 돌에는 돌의 결이 있다. / 돌에게도 생명이 있고, 숨결이 있고, 돌마다 각각 간직하고 있는 얘기가 있단다.” 357쪽.


1권에서는 예수와 아래웃집에 살던 히스기야와 예수의 길이 다름을 이야기했는데, 2권에서는 요한과 예수의 길이 다름을 이야기한다.

 

세례자 요한은 새로운 가치를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고, 역사를 회복하자는, 잘못된 길에서 돌이키자는 운동을 ~~ 예수와 요한은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었다. 128쪽.

 

예수는 분봉왕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러면 예수의 주장은 무엇일까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어라 / 모든 빚을 취소해라 / 빚 때문에 종이 된 사람들을 풀어주어라. 277쪽.

 

이러한 예수의 주장은 지배자가 들어줄 리도 없는 일이다.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나라다. ~~ 다스리는 사람과 다스림을 받는 사람의 위아래를 뒤바꾸는 일 ~~ 예수가 이루려는 하느님 나라는 결코 로마가 용납할 수 없는 나라였다. 291쪽.

 

지배층에서는 예수를 선동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예수는 자신이 바라는 하느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어떤 선동을 했는가? 혁명대군을 이끌고 성전으로 쳐들어 갔는가? 작가는 예수의 행적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히스기야가 이끄는 의적 하얀리본이 부자들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는 실질적인 행동을 하는 것과 달리 예수는 하느님 나라를 가르쳤고, 하느님 나라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다. 301쪽.

누군가를 통하지 않고도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사람, ~~ 스스로 자유의 땅으로 걸어가도록 인도하는 사람 409쪽. 이것이 예수의 역할이었다.

 

예수가 전하는 하느님의 나라는 도대체 어떤 곳이란 말인가?

하늘 아버지께서는 자기가 먹을 만큼만 고기를 잡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라고 부르십니다. ~~ 농부는 자기가 거둔 밀로 가족이 먹는 빵을 만들어 먹고, 자기 무화과 나무 아래에서 자기가 담근 포도주를 마시고 자기 무화과 열매를 먹는 나라” 444, 445쪽.

 

하느님 나라에서는 어떻게 살면 될까? 예수의 혁명적인 연설을 들어보자.

땅이, 풀밭이, 호수가 여러분에게 내어주도록 정해진 한계를 넘어서지 마십시오. 힘으로 빼앗아가는 사람을 위해 더 이상 한계를 넘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새 세상~~” 446쪽.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여기에서 곱씹어볼 내용이다. 예수, 책 소개에서는 그를 혁명가라고 단언했다. 그 소개처럼 예수의 위험한 발언이 이어진다.

여러분은 내가 선언하는 복음, 하느님 나라는 예루살렘 성전의 가르침이나 바리새파 선생들이 말하는 것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509쪽.

 

<소설 예수>는 기출간 1,2 권과 출간 예정 3,4,5권으로 예수가 유월절기에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그 시대적 배경과, 예수의 행적을 이야기한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느님의 인도하심으로 이집트의 노예에서 해방된 기념일이다. 그런 유월절에 성전과 로마의 지배하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해방이란? / 압제에서 풀려났다는 얘기지 / 그런데 지금은? / 지금 유월절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595, 596쪽

 

신의 아들로, 그리고 마침내 삼위일체 하느님 성자로 섬김을 받는 예수는 정녕 어떤 사람인가? 이 책의 저자는 기독교적 Narration이 아니라 로마제국 점령지 팔레스타인 갈릴리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 사람이 겪는 고민과 갈등 그리고 그가 가진 비전을 그린다.

 

 갈릴리 나사렛마을 가난한 하층민 가정에서 출생하고 그 속에서 자란 예수가 예언자 혁명가로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인류가 보편적으로 겪는 억압과 수탈, 그리고 지배자들의 대중조작에 대해 어떻게 정치 사회 경제 종교적으로 반응하는지 예수와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하여 그린다.

 

<소설 예수> 2권 “세상의 배꼽” 줄거리 요약.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 총독 빌라도의 입성 

대제사장 가야바는 성전이 물에 잠기는 꿈을 꾼다. 성전이 마주하게 될 큰 위험을 예감한다.

빌라도 총독은 군대를 이끌고 입성하여 옛 헤롯 왕궁이었던 총독궁에 들어가 예루살렘을 장악한다.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가 새로운 왕국을 세우면 한자리 차지할 희망에 부풀어 예수를 따른다. 예수는 성전을 둘러 본 후, 올리브산 뒤편 베다니 마을 마르다 마리아 자매의 여인숙에 머문다.  

예루살렘 대산헤드린에서 성전측과 바리새파가 충돌한다. 의장(나시)을 맡고 있는 랍비 가말리엘의 중재로 샤마이파와 힐렐파의 바리새파 지도자들이 모여 예수 무리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움막마을에 숨어 들었던 <하얀리본> 무리는 화재가 발생하자 성전측 체포 작전임을 간파하고 언덕을 굴러 탈출한다. 새벽녘 체포되어 성전 지하 감옥에 갇힌 히스기야는 나사렛 마을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성전에서는 히스기야가 조직을 배신한 양 꾸며 하얀리본을 무력화할 계획을 세운다.

 

막달라 마리아는 알렉산더의 집에 종으로 팔려가 7년동안 알렉산더의 여자가 되었던 일, 세포리스 저수조에서 예수와 히스기야를 처음 만났던 일, 가버나움으로 예수를 찾아가 제자가 되었던 일 등을 회상한다. 히스기야와 마리아는 서로 마음으로만 연모하는 연인이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야고보와 함께 부지런히 예루살렘 길을 걸어 올라온다.

예수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가 되고 광야에서 수련 받던 일, 나사렛에 두고 온 어머니와 동생들 일, 처음 제자들을 모으며 하느님 나라를 가르치던 일을 회상한다. ,

 

예루살렘 성전, 로마 총독, 분봉왕 안티파스는 예수를 제거할 명분을 차곡차곡 준비한다.

제자들, 움막마을 사람들, 예루살렘성 아랫구역 사람들을 이끌고 예수가 성전에(이방인의 뜰) 들어갔다 나온 후, 베다니 여인숙에서 묵으며 사람들을 가르친다.  

 

혁명가로 칭해진 예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다음 책을 기다려본다.



https://brunch.co.kr/@erding89/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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