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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Oct 20. 2021

헨드릭 테르브루그헨 -촛불아래 글쓰는 노인

그림으로 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17

종이책 <삶의 미술관> 출간으로 이 브런치 북에는 도슨트 설명만 남겨둡니다.


https://www.pubhist.com/w9569 

Hendrick ter Brugghen <Old Man Writing by Candlelight> 1627. oil on canvas. 52.7 X 65.8Cm.

Smith College Museum of Art, Northampton, Massachusetts


도슨트 설명

헨드릭 테르브루그헨의 <촛불아래 글쓰는 노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촛불 아래서 뭔가를 쓰고있는 노인의 옆모습입니다. 노인은 펜으로 앞에 있는 종이에 ter Brugghen의 서명을 새기고 있습니다. 등 뒤의 어둠과 오른손 바로 너머에 있는 촛불의 빛 사이의 전환이 명암을 강력하게 보여줍니다. 촛불은 남자의 손의 움직임이나 내쉬는 숨에 반응하는 것처럼 희미하게 흔들립니다. 로브의 넓은 옷깃이 떨어지는 곡선과 따뜻한 색조로 가득 찬 이미지는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결코 두루뭉술해 보이지 않는 옆얼굴은 노인의 지적인 면을, 부드러운 옷은 노인의 품위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제목에 있는 “촛불”과 “노인”은 세속적인 삶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바니타스 이미지입니다.

얼굴은 빛을 포착하고 노인은 시력을 확대하고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안경을 쓰고 텍스트를 응시합니다. 안경다리가 없는 코걸이 안경(pince-nez)를 쓰고 있네요. 굴절된 빛은 노인의 왼쪽 뺨에 밝은 조명의 작은 타원형을 보이고 있군요. 빛을 마주한 그는 자신의 생각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펜의 각도와 평행하게 가늘어지는 왼손의 손가락이 종이를 단단히 눌러 제자리에 고정합니다. 오른손에 든 펜이 자체 그림자 위에 순간적으로 윤곽이 그려지는 것처럼 빛과 어둠의 미묘한 대비가 눈길을 끕니다.

17세기 네델란드에서 촛불 장면은 바니타스 이미지로도 사용됐지만, 지적 집중과 영적 영감을 강화하는 데도 사용됐어요. 지적 노동에 참여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거나 촛불 아래 밤 늦게 일하는 사람들을 표현한 것이지요. 또한 촛불은 예술가들의 야간 수업에도 활용되었는데요, 어두운 분위기에서 촛불로 비춰진 조각이나 석고 모형을 그려서 3차원의 형태를 모델링하도록 가르쳤답니다. 이러한 조명 효과의 묘사는 고급 수준의 예술적 기교를 보여주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빛을 발하는 불꽃, 빛을 흡수하는 양초, 빛을 정지 상태로 유지하는 주변 공기에 시각적 물질을 부여하고, 빛이 근원에서 점차 멀어질수록 빛을 유지하는 것을 실험한 것이지요.

이 그림은 빛과 시각의 표현적인 연구가 광학 보조 장치에 의해 강화되어 예술과 과학으로 이어졌던 시대의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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