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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Jun 26. 2020

호모 루덴스

<나는 다다다> <우주로 쏘아 올리는 꿈>

<나는 다다다.>


나, 

민낯이라해도 좋고 쌩얼이라 해도 좋다.

찬찬히 뜯어보거나, 그냥 지나치거나.

순진하다해도 좋고 무식해서 용감하다해도 좋다.

엄청 부러워하거나, 개무시하거나.

자유로우면 그 뿐. 자유롭고 싶다.


“내재력의 분출”같은 어려운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열정의 폭발”이라면 글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유롭고 싶다.


멋대로 맘대로 그리고싶고, 

국어사전 없이 쓰고싶고,

완성도 생각지않고 순간의 표현을 즐기고싶을 뿐.

그래서 걸레조각 같은 결과가 나와도 좋다.

그리는 순간 <미술>을 잊고 즐거우면 그 뿐, 그것으로 행복하다.

쓰는 순간 <문학>을 잊고뱉어내면 그 뿐, 그것으로 행복하다.


자유 !!!


글 나부랭이를 끄적거리고

아카데미와 상관없는 그림을 휙휙 날아가게 그리고

나름 재미있는 놀이에 빠져 즐거운 몰입의 시간을 누린다.

맞다 !!! 놀이!


나, 호모 루덴스.

나는 노는 시간이 제일 좋다.

맞장구 칠 사람 없어도 혼자서도 잘 논다.

책 속에서 놀고, 책 밖에서 놀고, 

남이 만든 책 보면서 놀고, 내가책 만들면서 놀고

쓰면서 놀고, 그리면서 놀고,

부수면서 놀고, 만들면서 놀고, 놀이에 푹 빠진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면서 놀고, 남들 안해본 짓 저지르면서 놀고,

구경거리가 되는 것도 즐겁고, 구경하는 것도 즐거운 인생.


나는 Dada다.


 


 <우주로 쏘아 올리는 꿈>


나는 두 번 살고 싶다.

한 번은 지금처럼, 한번은 새처럼.

둥지 잃고 비바람에 쭉지가 젖어도,

젖은 날개 무거워 날지 못한 채 퍼덕이고만 있는다 해도

나는 새처럼 살고 싶다.


나는 두 번 살고 싶다.

한 번은 나무처럼, 한번은 표범처럼.

나는 두 번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처럼 살고 싶다.

한 번은 잘 가꾸어진 나무로

또 한 번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내게 꼭 한 번만 나무의 삶이 주어진다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 싶다.


나는 두 번 표범처럼 살고 싶다.

표범처럼 살고 싶다.

 번은 아프리카의 표범으로

한 번은 동물원의 표범으로.

꼭 한 번만 표범의 삶이 주어진다면

동물원의 표범이 되진 않겠다.

가뭄에 목마른 아프리카의 표범이 되고 싶다.


나는 두 번 살고 싶다.

한 번은 꿈을 꾸는 자로

또 한 번은 꿈이 이루어진 자로.


꿈이 이루어지면

그것이 끝이라면 나는 꿈을 꾸는 자로 살고 싶다.


아직도,

아직도

저 먼 공간엔

내가 쏘아 올린꿈 조각들이 떠돌아 다닌다.




나이에 적응하며, 억울해서 나이에 도전하며, 진정하고  나이에 순응하며, 

그러다가 슬슬 정리기에 접어든 즈음

아직 가슴 속에 담겨있는 몇 개의 詩

나의 詩를 뽑아버리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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