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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Jul 09. 2023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그외 먹방.

드디어 성공했다! 독일 카페에서 한국식(?)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No!), 아니 직접 제조해서 마셨다.

찬 음료를 좋아하지 않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시지는 않는다. 여름 무더위에 가끔 마시고싶을 때가 있다. 호숫가에서 햇빛을 많이 쬔 날이 그렇다.

오래전, 독일 아이스커피의 첫경험은 끔찍했다. 커피에 아이스크림 넣어주는 것이 아이스커피. 난 커피에 유제품 들어간 것을 아주 싫어하는데...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붓는 아포가토(Affogato)라면 그냥 먹을 수도 있지만, 이건 뭐 커피에 아이스크림을 풍덩 빠뜨린 커피다. 왜 아이스크림 커피라고 하지않고 아이스커피라고 하는지 궁긍하지만 묻지도 못했다. 

다음엔 꾀를 내어 주문을 했다. 아이스큐브(cube) 있느냐고 했더니 미안하지만 없단다. 할 수 없이 아이스커피를 포기했다. 그런데... 그런데 물을 시켰더니 얼음을 담은 유리컵과 물병을 함께 주는 것 아닌가. 이런 배신감이! 아이스큐브가 없다더니. 맙소사, 유리컵에 담긴 것은 아이스쿠겔(Kugel)이었다. 아이스볼(ball)이 있느냐고 물었어야 했나?

다른 날, 다른 카페에서.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스커피를 기어이 주문 시도하는 심사는 무엇일까. 노인네의 고집이 아니라 젊은 도전이라고 하고싶다. 오기같은 것. 

미네랄 워터와 아이스볼, 그리고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자주 가는 슈탄베르그 호숫가 카페였다. 나왔다. 물병 뚜껑을 열자마자 나는 다시 좌절했다. 스파클링(sparkling) 미네랄 워터가 나온 것이다. 대부분은 Mit Gas(가스들은 물), Ohne Gas(가스 안 들은 물)를 구별해서 주문하는데 그 카페는 가끔갔고, 그냥 '미네랄워터'라고만 해도 가스있는 물을 가져온다. 우리는 항상 가스 있는 물을 주문하고 마시기 때문에 알고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 부부 인물이 좀 특이해서 기억을 하고 아는체를 해주는 것이다. 작은 키에 누런 피부에 눈이 째지고 검은(지금은 흰) 머리의 우리 모습 아닌가.

스파클링 워터에 얼음이 있으면 뭐하나. 거기에 에스프레소를 넣어 아이스커피라고 먹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며칠전 집근처, 요즘 매일 가서 점심을 먹는 카페. 옆지기는 해변에서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이고, 난 커피를 안시키고 그냥 가스없는 물을 한병 시켰다. 그런데 이게 웬일, 유리컵에 아이스큐브를 넣어서 함께 가져왔다. 잽싸게 커피 에스프레소를 추가 주문했다. 드디어 한국에서 마시던 아이스커피를 시원하게 마시게 되었다. 성공이다. 이게 뭐라고, 그깟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기도 수월치않은 남의 나라에서 겪은 에피소드다. 역시 내나라에서 사는 게 제일 편하다.

얼음에 에스프레소 커피를 부어 만든 아이스 아메리카노.


우리가 아침 메뉴로 먹는 크로아상과 과일, 채소.


점심이나 저녁 메뉴로는 주로 생선이나 버섯요리를 먹는다.


나의 생선 가시 바르는 솜씨. 생선구이, 찐 감자에 허브 뿌림. 

내가 누군가? 생선 가시를 발라 여섯 명 손주들 입에 쏘옥쏘옥 넣어주는 할머니 아닌가. 몇년을 그렇게 지냈더니 생선 가시 바르는데는 도가 텄다. 윗부분을 얌전히 떼어먹고, 뼈가 노출되면 왼손 포크의 도움을 받아 오른손 나이프로 사알사알 뼈를 들어낸다. 절대로 가시를 칼로 자르면 안된다. 가시는 그대로 생선 등뼈에 붙어있어야 바르기 편하고 먹기 편하다. 




글이 너무 짧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아주 옛날에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서 출장나온 직원과 나눈 이야기이다.

자기는 화장실이 급해서 서둘러 들어가고 보니 여자 화장실이었다는.

아무리 급해도 성인 남자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일은 큰 사건이다. 왜 그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을까?

눈 앞이 노랗게 급해서 뵈는 게 없었나?

아니다. 너무 똑똑해서, 다른 누구보다 더 또똑해서 벌어진 일이다.

독일 화장실에 가면 여자 화장실은 "Damen"이라고 쓰여있다. Lady, Woman, 이런 뜻이다. 

화장실 문이 정면에 있으면 글자는 당연히 Damen이라는 글자가 한눈에 다 보인다. 그런데 화장실이 복도 왼쪽 옆에 있으면 문에 붙은 "Damen"은 오른쪽 글자인 "men"은 노출되지만 왼쪽 글자인 "Da"는 얼른 눈에 안띈다. men이 무언가? 남자라는 뜻 이잖나. 급한 남자라면 당연히 men 화장실로 돌진할 수 밖에.

사진이 없어서(내가 남의 레스토랑 화장실 사진까지 찍을 순 없고.) 이 설명이 잘 이해가 될 지 모르겠다. 


"Damen" 화장실에서 이런 조크가 파생된다. "다 멘이라고 써있잖아, 그러니까 남자 화장실이지," 이해가 되시는가? 우리말 "다"는 모두, 전부, 이런 뜻이다. "멘"은 영어로 남자를 뜻하고. 그러니 "다멘"은 "모두 남자"라는 억지 웃음을 자아낸다. 

근래엔 남녀 공용 화장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인권의 진일보라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나는 아직 남녀구별이 없는 화장실을 가기 싫어한다. 



지금은 독일 카페에서 한국식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을 받는 곳이 여러 곳에 있다고 합니다.(저는 아직 발견 못했지만요.)

화장실은 토일렛이나 WC, 또는 남녀 이모티콘으로 표시된 곳이 많으니 걱정 안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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