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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Aug 16. 2020

초상(肖像) 박 춘자 1

1화 / 중편소설 전체 내용 요약


주인공 <박 춘자> - 50세.수채화를 그림. 부유한 가정주부. 일남 일녀를 둠. 세태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지내다가 놀란 듯 깨어나는 자의식을 추스르지 못하고 가출까지 하게된다.


박 춘자가 열 아홉살 때 그 촌스러운 이름을 개명하여 박 지선으로 살아가다가 중년의 나이에 다시 자신의 본 이름이 박 춘자임을 당당히 밝힌다. 이 글에서 주인공은 <여자>, <지선>, <춘자>의 세 가지 주어로 등장한다. 지선의 남편 준호는 <남자>와 <준호> 두 가지 주어로 등장한다.


지선(개명하기 전에는 춘자)과 준호는 고등학교 동창, 아주 오래된 친구 사이로 결혼했다.  가난했던 그들이 점점 부유해지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준호가 바쁜 중에 지선은 외로움을 탄다.

딸은 출가하고, 아들은 군에 입대하고 지선은 문화센터에 수채화를 배우러 다닌다. 아들을 면회하러 간 군부대앞에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본 후 지선의 그림은 아름다운 풍경화에서 인간의 삶이 묻어있는 그림으로 바뀐다.

지선이 수선화 회원들과 함께 전시회를 하게 되고, 전시장에 남편들이 등장하여 화려하게 세 과시를 하는 모습에 지선은 우울해진다. 이웃돕기를 내 건 전시회에서 그림의 가격이 그림의 가치대로 평가되지 않고 기부금의 성격을 띠는 것에 지선은 화가난다. 더구나 전시회 준비중에 전철에서 우연히 듣게된 어떤 여자들의 이야기- 남편의 거래처에서 인사차 비싼 값에 그림을 사줬다는 이야기가 지선을 괴롭힌다.


준호는 사람을 시켜 지선 모르게 지선의 그림을 비싼 값에 산다. 우연히 그 일을 알게된 지선은 자신의 성취감을 박탈당한 허탈감에 빠진다. 준호는 임신한 딸 유정이 안타까워 딸 모르게 사위를 경제적으로 많이 도와준다. 유정은 남편이 능력이 있어서 벌이가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지선은 유정의 부유한 생활에 의혹을 품고 사위를 추궁하여 준호가 뒤에서 딸 모르게 돕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시회 일로 우울해 있던 지선은 분노하며 준호에게 덤빈다. 지선에게나 유정에게나 그런 식으로 베푸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외친다. 지선과 유정이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준호에게 박탈당했다고 울부짖는다. 지선은 준호가 아내인 자신에게뿐 아니라 딸에게도 그런 식의 행복을 손에 쥐어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더 이상 이런 허수아비의 생활을 할 수 없다고 뛰쳐나온다.


지선은 그림 한 장을 그려둔 채 유럽으로 떠난다. 한가로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옛날 남자친구로서의 준호를 그리워한다. 그러다가 더 옛날로 더듬어 올라가 자신의 이름이 박 춘자였던 시절에까지 생각이 미친다. 갑자기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근본을 찾아낸듯, 자화상을 그린다. 그리고 그 자화상에 박 지선 대신 박 춘자라는 이름으로 싸인한다. 더 이상 남편이 손에 쥐어주는 행복만을 받으며 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촌스러워서 집어던졌던 자신의 이름을 다시 사용함으로 잃었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한편 준호는 가난했던 집안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지내온 젊은날들, 가족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자 안깐힘 썼던 결혼생활을 생각하며 쓸쓸해한다. 겉으로 드러내든 그렇지 않든, 준호의 마음속은 아내의 가출 동기를 이해하고 있다. 쪽지 시(詩)를 지어 지선의 손에 자주 쥐어주던 시절을 더듬어본다. 고등학교 동창생 춘자에서 연인 지선으로, 그리고 아내로 자리잡은 지선과의 추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아내는 준호가 근간에 가져다준 많은 것들을 손에 움켜쥐는 것 보다는, 시가 적힌 작은 쪽지를 손에 쥐는 것에 더 행복해 한다는 것을 준호는 깨닫는다. 아내가 그림을 그리던 식탁에 앉아 오랜만에 시를 쓴다. 아내가 돌아오면 이 쪽지 시를 아내의 손에 쥐어줄 생각이다.


유정의 출산 소식을 듣고 지선의 마음은 가출한 가정으로 달려간다. 스위스에 머물며 그렸던 자화상을 귀하게 포장하여 가지고 간다. 자신의 이름 박춘자라고 선명하게 싸인한 자화상을. 지선이 새로운 삶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딸의 출산 소식에 가출을 접고 귀가하는 모습은, 새로운 걸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도 확실히 찾고, 옛 사랑도 다시 확인하고, 새로운 길도 열어젖히는 좀더 완벽한 행복을 갖게 되는 여자의 모습이다.


정체성을 찾고 새출발하는 것이 도피처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집으로 돌아감은 앞으로 갈 방향이 확고해졌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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