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적는 5가지 감사제목의 마법
어느덧 화요일 출근길 지하철 안이다. 금요일이 가까워지고 있으니(월요일보다는) 주말만 기다리는 직장인으로서 시간의 흘러감이 기쁠 따름이다.
정신을 부여잡지 않으면 매일의 일상은 어제와 같은 오늘로 copy & paste가 된다. 알람소리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정신없이 아이들 아침을 챙겨준 후 재택근무를 하기 위해 바로 책상에 앉아 일을 시작하거나, 출근을 위해 백팩을 맨채 뜨거운 태양과 함께 버스 - 지하철 - 버스로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
이렇게 흘러가는 일상의 순간을 붙잡는 때가 있다면 자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한 감사일기를 쓰는 시간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일상과 일에서 밀려오는 우울과 좌절을 견딜 수 없어 삶의 관점을 틀어보고자 시작한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어느덧 3년이다. 소소한 것부터 그날만의 특별함까지 매일 5가지 감사제목을 적어내려는 가는 감사일기는 지금의 건강한 나를 있게 한 나만의 비밀병기다. 어느 날은 5가지 감사를 채우지 못해 머리를 쥐어짜기도 하고 어느 날은 고민할 것 없이 감사한 일이 줄줄 쓰여 내려가는 하루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이 습관은 그 자체로 내 일상의 거울이자 교훈이 되어가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사람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는 말로 계속해서 변화하는 만물과 삶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80년, 100년의 인생에서 오늘 하루하루는 변화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정물화처럼 느껴지거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흘러가는 강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잘 살고 있는 건지, 원하는 삶으로 가까워지고 있는 건지 집중해서 바라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내 삶에 머물렀던 어떤 순간들을 나의 손으로, 두 눈으로, 진실한 마음으로 꽉 움켜잡아본다. 사람이 빽빽한 7호선 지하철에 앉아 메모장을 꺼내 열심히 내 삶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처럼 말이다. 그러다 보면 나의 일상은 바쁨과 허무, 혹은 평범함으로 끝나지 않게 된다. 오히려 기록을 통해 추억을 축적하고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곧 출근을 위한 전장, 청담역에 도착한다. 앉은자리에서 잠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왼손 주먹을 살며시 움켜쥐어 본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듯 움켜쥔 손에는 몽글몽글 힘이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