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에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은 좋은 부분도 있지만 고인 물이 될 수 있기에 약간의 경계를 해야 하는 것도 있다.
대기업에서 과장, 차장, 부장 혹은 그 이상까지 20여 년 넘게 일하다가 퇴직하면 그다음 일이 닭 튀기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점점 한 조직에 몸 담아 하나의 나사로써 혹은 중요 부품으로써 기능은 할지 몰라도 온전히 주최가 되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변해가는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총 나는 4번의 이직이 있었는데 그중 2번은 자의적으로
2번은 타의적으로 퇴사를 했었다.
타의적 퇴사, 일명 정리 해고 때는 아직 한국의 조직 문화를 잘 모르던 때 까라면 까! 식의 소시오패스 같은 팀장 밑에서 2개월 동안 일하다가 별 다른 이유 없이 팀장 맘에 안 든다고 해고 통보를 받았었는데 그때는 참으로 스스로 자책하고 우울했지만 지나고 보면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자의적 퇴사 및 이직 때는 더 나은 성장을 하기 위함이었다.
첫 번째 이직은 7년 정도 일하던 회사였는데 사장님 다음으로 직급이 높았고 맘 편히 하던 대로 일하면 중간은 가는 위치였다.
하지만 업무 능력은 정체되어 있었고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렇게 이직하고 나서 3개월 있다가 코로나가 터졌다. 해외가 기반인 여행업은 제일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직했던 곳도 여행업이긴 했는데, 다행히 사회적 기업이라서 어느 정도 정부 보조와 지원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직은 그 힘든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5년 정도 일을 해왔는데 스스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자부할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좋은 인연들을 맺을 수 있었다.
재미도 있었지만 어떨 땐 워커 홀릭 마냥 쉬는 날이든 출장이든 노트북을 들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지쳐왔다.
게다가 대표님의 끊임없는 비교질
누구는 이렇게 일하는데 너는 왜 그러냐
누구는 이런 성과를 냈는데 너는 왜 안 하냐
남들 하기 싫은 일까지 군소리 없이 맡아서 최선을 다했는데 결국 궂은일 하느라 고생한 직원들은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지적질에 너무 지쳐갔다.
항상 대표와 이야기를 할 때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보다는 항상 A는 어떠냐.. 그 사람 일하는 것 어떠냐.. 성과는 어떠냐.. 성격은 이런 것 같다. 등 심사위원 마냥 판단하고 평가하고 때론 정죄하는 모습에 대표님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내 이야기를 이렇게 하시겠구나~ 하는 씁쓸함마저 들게 되었다.
번 아웃도 여러 번 왔고 원형 탈모도 2번이나 생겼다.
정신과 상담까지 받은 적도 있었고 항상 잠자리에 들 때마다 스스로 자책했다.
함께 일 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았지만 더 나이가 먹기 전에 다시 도전할 필요가 있었다. 40대 중반으로 가는 와중에 이쯤 되면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특유의 서글함? 덕분에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첫 직장에서 낯선 사람들과 나 보다 한참 어린 분들과 동등하게 동료로서 일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정적인 추구보다는 새로운 도전과 고생길을 택하였고 이제 한 달이 넘어가는 이 시점을 되돌아보면 아직까지는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설 연휴 시작 날..
혼자 동네 근처 커피 맛집에 왔다. 젊고 잘 생긴 청년이 커피 내려주는데 내가 반대가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각 커피 원두는 산지와 로스팅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맛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원두는 소중하다.
그것을 새까맣게 태우면 커피는 고유의 맛을 잃고 똑같이 쓰기만 하다.
하지만 적당하게 로스팅한다면 원두 고유의 풍미를 살릴 수 있다.
나 스스로 그렇게 불살라 로스팅하지 말자..
각자 생산된 원두의 특징에 따라 로스팅하고 맛을 내면 된다.
신맛도 있고 쓴맛도 있고 고소한 맛도 있는데
그렇게 비교할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