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숨겨진 매력

by 글로벌 오지라퍼

나이가 들 수록 해외 출장은 힘들기도 하지만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몰라 되도록 가려고 한다.

물론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역 정보와 체험 거리를 소개해 줄 때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고 지역과 문화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도쿄는 몇 년 만에 다시 와보았다. 빅뱅의 "거짓말" 이 나올 때쯤에 혼자 도쿄 여행을 해보았고 그 이후 한두 번 출장 겸으로 갔었는데 어느덧 도쿄 시부야, 신주쿠를 가보아도 복잡하기만 하지 서울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여서 그 담에는 별 다른 매력을 못 느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유명한 관광지 말고 나름 숨겨진 명소들을 가보기 위해 몇 군데 찾아보았다.


기치조지, 다이칸야마, 오모테산도 등

작은 골목길과 풍경이 나름 이뻤고 담에는 가족과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는 워낙 거대해서 3박 4일 정도 일반적인 일정으로는 전부를 보기가 힘든 도시이다. 보통 유명 관광지가 몰려 있기도 한데 도쿄는 여기저기 띠엄띠엄 분포되어 있어서 여러 번 와야 하는 곳이다.

그만큼 재방문을 해도 좋은 곳이기도 하고 그것이 도쿄의 매력이기도 하다.


여행 일정 내에 모든 걸 다 가겠다는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각 테마를 정해서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서점, 문화, 미술관, 먹거리 등 각 테마별로 얼마든지 도쿄는 받아줄 수 있다.

일본의 중심 도시이다 보니 다른 지방 소도시에서 느꼈던 소소함은 없을 수 있으나 꼭 그곳에 가지 않더라도 도쿄에서는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함께 연수를 온 담당자가 오꼬노미야끼를 먹어 보고 싶다고 하였다. 마침 야구도 좋아하시니까 히로시마 식 오꼬노미야끼를 추천하여 함께 주방 철판 뷰를 배경으로 먹어보았다.


히로시마식 오꼬노미야끼. 오사카식과 다르게 가츠오부시가 없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 유니폼 등.. 봐도 누군지 모르겠음


가계 주인분이 히로시마 도요 카프 열혈 팬이신가 보다.

일본 프로야구 하면 선동렬 선수의 주니치 드래곤즈와 이승엽 선수가 뛰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익숙한데 히로시마 레전즈는 누가 유명하지?

마쓰이 히데키, 이와쿠마 히로시가 있네~ 마쓰이는 요미우리 레전드 아닌가?

이와쿠마는 MLB 시애틀 마리너스 있을 때 시애틀에서 직관한 적이 있었다.

오코노미야끼는 보통 가쓰오부시가 올라간 오사카 식이 유명하지만 사실 히로시마식도 따로 있다.


조금 느끼해서 맥주가 그냥 들어간다. 한 2잔은 먹어줘야겠다.

이런 게 또 다른 여행 묘미이기도 하지.


그다음 도토루 커피가 있다. 일본의 이디야 커피?라고 해야 하나 중저가 브랜드로 나름대로의 프랜차이즈형태 커피 전문점이다.

맛은 그냥 그렇지만 일본 도토루 커피는 잠시 쉬어 가기 알맞다.

도토루 커피와 감귤 주스


홋카이도 수프카레도 맛보았다. 홋카이도를 꼭 가지 않더라도 수프 카레를 먹을 수 있다니

마침 날씨도 조금 쌀쌀해서 더욱 맛난다.

정작 홋카이도에서는 딱 한번 먹어본 것 같은데 도쿄에서 제대로 먹어보네. 이게 도쿄의 매력이지

기치조지 주변을 걸어본다.

날씨가 맑아서 나들이하기 좋다.


뭔가 감성 있는 골목길과 패션..

강남 가로수길 같은 곳인데 도심 안에 있지 않고 조금 외곽에 있음.

그래서 더욱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만약 접근성이 편리했다면 이런 독특한 감성은 없지 않았을까?

일부러 이곳을 위해 발걸음을 해야 한다는 점


하코네는 말로만 들었지 정작 가보지 못했는데 후지산 조망이 너무 아름다웠다.

후지산이 이렇게 잘 보이는 것도 드물다는데 역시 나의 날씨 복 하나는 알아줘야 함.

후지산 정상에 있는 눈이 녹기 시작하면 화산이 터질 수 있는 조짐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녹아내려 보이지는 않는다.

후지산 조식 조망
후지산 일출 모습을 이번에 참여한 분이 올려준 영상 공유

도쿄 시부야에 가보았다.

이곳의 나름 명소인 시부야 스트림, 횡단보도 걸어가기

무엇보다 하치코 동상을 중심으로 시부야를 둘러볼 수 있는데 하치코는 아키타 견종으로 출근한 주인을 매일 시부야 역 앞에서 기다리는 충견으로 유명하다.

확실히 여기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답게 충성을 다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한국은 "오수의 개" (술에 취해 낮잠을 자고 있는 주인을 위해 자신의 몸에 물을 적셔 불을 끄다 희생한 개)를 더욱 귀하게 여긴다.

하치코의 이야기를 어떻게 알고 왔는지 제법 외국인 관광객들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주변 시부야 관광 코너가 가면 하치코 인형들도 많이 볼 수 있다.


하치코 동상과 인형 기념품


하치는 왼쪽 귀가 쳐진 것이 특징인데 이를 두고 일본어 8 (여덟)의 발음인 "하치"와 모양이 유사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하치코 동상은 일본에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하치가 태어난 아키타 현 오타테 시와 시부야에 있다.

그중에 오다테는 작년 가족 여행 갔었는데 아마 하치코 동상 모두를 둘러본 사람은 일본인 중에서도 얼마 없을 것 같다.

오랜만에 방문한 도쿄의 매력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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