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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로사 Jun 09. 2024

계절을 전하는 꽃으로 가까이 02

후회와 자책이 가득한 슬픔 이겨내는 방법



바깥 풍경이 다시 유채색 세상으로 바뀌기 시작할 때에

하는 일들이 있어요.

꽃이 피는 나무들의 근황을 찾아보는 거예요.


작년에 피었던 목련나무가 봉오리가 다 지기 시작할 때엔,

벚꽃의 소식이 궁금해서 알고 있던 나무들을 찾아가 봐요.

그리고 차례차례 봄꽃들이 핀 풍경 속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추운 날씨로 웅크린 마음과 몸도 활짝 펴고,

여기저기 나서기로 계획을 세워봅니다.



이번 봄도 그럴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갑작스러운 반려견의 죽음으로,

4월의 마지막은 슬픔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20살 , 사람 나이로 100살이 넘은 노령견에게

죽음은 언제나 가까이 있는 것이라는

주치의 선생님 말씀을 늘 생각하며,

후회 없이 사랑하며 보살핀다는 마음으로

인색함 없이 사랑을 표현했지만, 그것은 사람의 입장일 뿐.

함께 산책하고 더 많이 긴 시간을 보내지 못한 미안함,

자책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떠나는 순간에

품에 안겨서 힘없이 떨군 고개를

병원 앞에 도착 직전에 눈을 번쩍 뜨며 고개를 들고서

갑자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웃음과 숨소리를

또렷하게 도착하며 눈을 맞추자마자,

갑자기 고개를 떨궈버렸습니다.

마치 그 순간 싱크홀 속으로

누군가 나를 잡아당기는 먹먹하며 믿을 수 없는데도,

가는 내내 바비의 심장을 만지던

오른손은 온도가 식었다는 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습니다.

절망이었습니다.

병원 앞에서 그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요.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늘 회복해 주었기에

정말 다시 기운을 차려줄 거라고 믿고 싶었나 봐요.

다른 사람에게는 20살이 넘도록 반려견이 사는 것도

충분히 신기한 일일 텐데도,

우리의 시간은 아직도 끝이 아닐 거라고,

그렇게 계속 믿지 못했습니다.

방금 전까지 날 보고 웃었는데, 그 숨소리 내 귀에 들렸는데

정말 악몽 같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울고 나니 눈물이 마르더니,

대신 숨이 쉬기 어렵고, 가슴이 막힐 것 같았습니다.

병원을 다니며 호흡의 안정을 찾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뒤로 약을 요즘도 갖고 다닙니다.

흐르는 눈물이 멈추고 찾아오는

신체적 고통까지 정말 어둠의 터널에 갇힌 것 같았어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모든 것이 필요하지 않은

무감각한 사람처럼 지내다 문득 생각이 났어요.

‘그 조그만 생명이 임종의 마지막 고통 속에서,

힘을 다해 웃어 주고 떠났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


기운을 차릴 순 없었지만, 움직였습니다.

꽃이 핀 곳을 데려가면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던

너를 내가 데려오지 못하지만,

내가 울고 있는 건 바라지 않을 테니,

환하고 예쁜 곳으로 가서 삶을 맞이하기로.



단단하게 마음을 먹는다고 슬프지 않은 것도 아니고,

잊히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글을 쓰며 몇 번을 울고, 다시 또 웁니다.

하지만 그 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어요.

인생을 살면서, 나와 다른 종의 생명체에게

이런 사랑을 받은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요.


그날과 지난 아쉬움을 곱씹으며

울고 있지 않고, 지금 이 계절에 피어나는 많은 장미들을

또 다른 꽃들을 보러 바쁘게 다녔어요.

이렇게 며칠 전에 피어난 꽃도 약간의 더위에

벌써 모양을 잃어가는데 우리가 함께한 그 시간이

결코 짧지 않고, 그 긴 시간 바비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15년이나 느꼈는데, 이겨내기로

아니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지금 너와 나의 계절이 바뀌고,

우리도 저 꽃들처럼 모양을 달리할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제 마음 같은 노래 가사가 있어서

적어보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우리 다시 다음 생에 만난다면

 서로 반대의 입장이 되어

 우리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우자

 꼭 “

                         [RUBY - 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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