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휘은 Jan 15. 2023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가득 찬 인고의 시간

개발의 시간

인고의 뜻은 고통을 인내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써는 즐거움과 기대감이라는 감정 혹은 느낌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어떠한 계기를 통해서 나는 인고의 시간이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가득하게 되었다. 이 계기를 소개함으로써 운동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계기는 이렇다. 한 회원님께서 2021년 11월 5일부터 지금까지 나와 PT를 하고 계신다.

중간에 내가 PT를 인계받아 진행중이다.

이 분은 한의사로 일하고 계신다. 직업이 이렇기 때문에 수업을 할 때마다 학문적 용어를 사용하며 세세하게 설명드린다.(일반적으로 다른 회원님께는 학문적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이것이 되려 운동을 이해하는 데 방해되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하게도 이 분의 피드백은 수준이 높다. 고객의 수준 높은 피드백은 운동지도자의 성장을 가져온다. 내가 갖고 있는 논리를 객관적으로 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했던 수업(23.1.13)에서 나는 인고의 시간에 대한 관점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 회원님과 나눴던 대화가 나에게 큰 영감과 감동을 주었다. 이 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최근에 갖고 있었던 운동에 대한 나의 관점을 설명해야 한다.


나는 역도성(weightlifting) 운동들을 고관절 중심으로 해석해 왔다.(역도성 운동에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등의 웨이트 관련 운동이 있다.) 다른 관절에 대해서도 공부했고 중요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객관적으로 모든 관절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나의 집중이 한 곳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었다. 대략 6 개월 전에 내 개인운동을 하다가 뒤꿈치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발목과 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발목과 발을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그로 인해 나의 수업방식에도 자연스러운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고관절은 중요하게 짚어가며 지도하지만, 발목과 발에도 중심을 두어서 지도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이 변화를 회원님들께서 모르실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의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회원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회원님, 제가 과거에는 ‘나는 이제 이 운동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운동을 보완할 부분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과거에 했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나의 논리가 완전해 보여도 나중에는 미흡한 부분이 또 보이겠지? 이제는 완전하다는 생각자체를 미뤄야겠구나.‘라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회원님께서 대답하셨다. “제가 처음 코치님께 운동을 배울 때, 코치님께서 알려주시는 방법으로 운동하면서 ‘고관절을 이렇게 사용한다고 고관절의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나?’라고 반신반의했었어요. 이제 발목과 발을 사용하면서 발목과 발뿐만 아니라 고관절의 힘도 온전히 느껴져요.“

이 말을 듣고 나는 회원님께 감사한 마음과 환희가 밀려왔다. 감사한 마음이 들은 이유는 반신반의했다는 그 마음을 얘기해 주셨다는 것에서 이다. 자칫, 상대방이 불편할 수도 있어서 피할 수도 있는 단어인데 솔직하게 표현해 주신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굳이 용기를 내지 않으셔도 됐었는데,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이 피드백을 통해 나의 논리는 강화되었다. 고관절만 운동할 때와 발목과 발을 인자하여 함께 운동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성과 효과를 가져온다이다. 환희가 밀려온 것은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나는 날마다 더 수준이 높아지는 트레이닝을 싼값에 제공하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내가 그 지향점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구나‘라는 사실에 환희가 밀려왔다.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내 마음에 감동을 준 것은 회원님께서 수업 때 받은 느낌이 좋으시다며 50분 수업이 끝나고도 20분 정도 개인적으로 운동을 더하고 돌아가셨다.


이 계기를 통해서 내가 느낀 것은 내가 이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데, 이 마음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실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이다. 실력은 인고의 시간을 먹고 자란다. 나는 직접 경험했다. 인고의 시간은 몇 배, 몇십 배, 몇백 배의 만족감으로 나에게 보상한다. 이 경험을 통해서 나는 인고의 시간이 기대감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있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다음 주에 회원님들과 만나서 환희에 가득 찬 시간을 보낼 기대감에 쌓여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럴거면 운동하지 마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