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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휘은 Jan 11. 2023

그럴거면 운동하지 마세요

더 나은 방향성

복리처럼 가치가 누적되는 가치 생산성 운동이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가 감소하듯 가치 소모성 운동이 있다. 복리가 적용된 원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 원금보다 누적될 뿐만 아니라 누적되는 속도도 점점 커진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가치 소모성 운동이 가치 생산성 운동보다 더 나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쌓이면 가치 생산성 운동이 가치 소모성 운동과 비교할 수 없는 결과물과 흥미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운동의 지속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것은 방향성과 선택의 문제이다. 투자했을 때 단기적으로 얻는 이익이 적을지라도 장기적으로 얻을 수 이익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면 후자에 투자해야 한다.


가치 소모성 운동은 몸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하는 운동이다. 몸을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시간뿐만 아니라 돈과 에너지도 든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몸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사용하기보다 당장 땀 흘릴 수 있는 운동을 찾는다. 이런 운동은 당장 살이 빠지고 몸이 좋아지는 듯 보인다. 그리고 그로 인해 운동의 만족감을 빠르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서 몸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통증은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이다. 통증으로 몸이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때 긍정적인 신호일 때도 있고, 부정적인 신호일 때도 있다. 이 신호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알 수 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나서 관절이 아파오거나 운동을 반복할수록 관절통증이 심해진다면 이것은 부정적인 신호이다. 몸이 우리에게 잘못된 방향으로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통증이 긍정적인 경우도 있다. 몸을 잘 이해하고 운동했을 때 그동안 사용하지 못했던 근육이 사용되면서 해당 부위에 자극되는 경우이다. 이것 또한 통증의 일환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는 관절의 상태가 전보다 좋아진다는 것이 부정적인 신호와 다른 점이다. 가치 소모성 운동은 운동의 효과와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진다. 몸을 이해하지 못한 스쿼트 100개는 몸을 이해한 스쿼트 10개보다 쉽다. 이름 그대로 가치 소모성 운동이다.


가치 생산성 운동은 몸을 이해하고 운동할뿐만 아니라 운동을 반복할수록 몸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다. 그로 인해서 운동효과가 곱하기로 좋아진다. 이 운동은 체력을 기르기 위해 억지스럽게 많은 운동량을 채울 필요조차 없다. 그저 하기만 하면 곱하기로 좋아진다. 다만, 이렇게 되기까지 몸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된다. 몸을 이해하는 시간과 당장 할 수 있는 운동을 병행해도 좋은 방법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몸을 이해하는 시간에 할애한 만큼 가치 생산성 운동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결국 이 글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운동을 하고 계시거나 하고자 하신다면, 우리 몸의 관절과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셔라이다.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강습을 받거나 직접 공부하거나 운동을 통해 이해하거나 등이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서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이것에 시간을 할애함에 있다. 이 방법은 운동과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위 사실을 알고 있어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연구의 예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프린스턴 대학교 아누즈 샤 교수가 해당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학생들을 A와 B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두 그룹의 학생들에게 문제들을 풀게 했다. A그룹 학생들에게는 가능한 많은 답을 생각할 수 있도록 긴 시간을 주었고, B그룹 학생들에게는 스피드 퀴즈처럼 문제를 푸는 데에 제한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B그룹 학생들에게는 추가시간을 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단, 조건이 있었다. 한 문제를 풀 때 1초를 빌리면 주어진 전체 시간에서 빌린 시간의 2배인 2초를 줄어들게 했다. 그럼에도 B그룹 학생은 시간을 빌리기 시작했다. 즉,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눈앞에 놓인 단기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다. 흥미로운 것은 시간을 빌린 B그룹 학생들의 결과가 더 좋아진 것도 아니었다.

운동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 연구에서 보여준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지금 당장 운동을 해야 한다면, 지금 당장 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정신이 집중된다. 당장 눈앞에 놓인 문제 때문에 가치 생산성 운동은 현실적으로 하기 어려운 것 같아 보일뿐만 아니라 선택사항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선택을 반복하는 것은 악순환이다. 당장은 이 악순환 고리를 못 끊더라도 끊을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다시 반복한다. 찾아야만 한다.


지금 당장 살을 빼고 근육을 키우기 위해 관절을 다치면서 운동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잘못된 방향성이다. 다치는 것을 넘어서서 효과와 효율성도 떨어진다. 혹 그것이 아니라 당장 허리가 아파서 허리 근육을 키워야 한다든지 무릎이 아파 무슨 근육을 키워야 한다든지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몸이 아프고, 살이 찌고, 근육이 약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원인이 적은 운동량 때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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