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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Sep 21. 2022

반포에 30년 살았다는 직장동료 이야기

반포에 살면 좋은 점

반포 아리팍 

오늘은 외근이 있었습니다. 평소 업무만 같이하던 직장동료의 차를 얻어 타고 외근지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 가는 출장 업무에 대한 얘기였죠. 사적인 대화를 통 할 기회가 없어 안 그래도 2시간이나 걸리는 외근 교통길에 좋은 기회다 싶었습니다. 우선은 가장 궁금한 게 본가가 어디인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어디 출신인지가 가장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본가가 어디세요?"


"저 반포에 살아요."


저는 순간 잘 못 들었나 생각했습니다. 제가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가장 사고 싶어 하는 곳이 반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직장인 수준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반포를 사기 힘들뿐더러 이미 국평 30억~40억 하는 시장에서 반포는 꿈만 같았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제 귀를 조금 의심했습니다. 반포에 산다고..? 궁금한 마음에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부러운 마음은 숨긴 채요. 


"아 반포에 사시는군요. 몇 년 정도 사셨어요?"


"저는 여기 30년 정도 살았어요." 


충격이었습니다. 반포에 30년을 살았다는 얘기는 자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왜냐면 전세살이로는 오르는 임차료를 버틸 수가 없거든요.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들어보니 아버지께서 혜안이 있으셔서 반포에 예전부터 집을 사놓으셨고 반포에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포에 있는 집을 사게 됐다고요. 참으로나 부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외근보다도 이 분의 이야기가 저에겐 더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예전에 반포 임장을 갔다가 한 소장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이렇게 좋은 곳은 꼭 한 번 월세라도 살아보세요. 그래야 여기가 왜 좋은지 알고 나중에라도 살 기회가 왔을 때 살 수 있으니까요. 백 번 천 번 맞는 말씀이시지만 제 현재 상황과 직장과의 거리를 생각했을 때는 결정하기 쉬운 제안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지인 있다는 게 왜 좋겠습니까? 반포에 30년 산 지인에게 물어봤습니다. 


"반포에 30년 살아보시니, 어떤 점이 가장 좋던가요?"


"음.. 사실 살기에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하지만, 가장 좋은 것 하나가 여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 멋쟁이라는 거예요. 50살 아주머니도 20대처럼 보이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옷도 잘 입고 모두 잘생기고 이뻐요." 


일단 살기에 그렇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좀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반포는 살기 좋기로 유명한 곳이거든요. 고속터미널역이 바로 앞에 있고, 한강공원을 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학군을 가지고 있어 아이 키우기도 좋은 곳이죠. 뉴코어도 있어서 저렴하게 장도 볼 수 있고 없는 게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지 않다니요? 하하. 역시 본인이 사는 곳은 좋은지 모른다는 말이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여하튼, 가장 살기 좋았던 점으로 말씀하신 "반포 사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반포는 보통의 소득 수준 가지고는 살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만큼 고소득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그러니, 주변에 잘생기고 이쁜 사람만 있을 수밖에요. 뜻밖에 참 재밌는 외근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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