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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Sep 24. 2022

매도자님 그때 깎아주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 네이버 호가 7개월 만에 2억 하락 

오늘은 아는 동생과 밥을 한 끼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그러더군요. 송도 힐스테이트 더 테라스가 지금 호가가 4억원대라고요. 저는 '에이 설마.. 아니야~ 내가 얼마전까지만  봐도 아니었는데?'라고 했더니 진짜라 그럽니다. 그래서 한 번 확인을 했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호가가 4억원대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아파텔은 제가 꼭 한 번 매수하고 싶었던 아파텔이었고 실제로 올해 초에 이 아파텔을 매수할 뻔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정말 중요한 얘기니까 꼭 끝까지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22년 1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부동산 공부에 심취해 있었고 단기간에 아파트 여러 개를 갭을 끼고 투자했습니다. 명의가 가득 차서 이제는 더 이상 투자할 곳이 없겠다고 생각이 들던 찰나에 제 눈에 들어온 물건은 오피스텔이었습니다. 송도는 조정지역이라 아파트를 추가로 취득하게 되면 취득세 12%의 중과를 맞게 됩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중과가 없습니다. 아파트보다는 규제가 좀 더 자유롭기 때문에 오피스텔은 취득세가 4.6%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눈에 들어온 게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였습니다. 그때 당시 제가 캡처해둔 네이버 호가가 있습니다. 한 번 볼게요. 


가장 저렴한 물건이 6억 9천입니다. 저는 당시 이 물건을 매수할까 엄청나게 고민을 했고 부동산에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이 물건을 살 테니 조건이 있다. 2천만 원만 깎아달라였습니다. 2천만 원만 깎아주면 집도 안 보고 그냥 계약금을 쏘겠다 했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절대로 양보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참 아쉬웠습니다. 그냥 6억 9천을 주고 살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약 6억 9천을 주고 샀다면 오피스텔을 담보로 대출도 받았어야 했고 있는 자산을 영끌해서 넣어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당시는 6억 9천도 급매라고 뻣뻣하게 버티고 있던 매도인 분이 갑자기 고마운 날이 왔습니다. 


그러고나서부터 7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단 7개월입니다. 윤석열 정부로 바뀌고 나서 부동산 시장은 급격이 냉각되기 시작됐습니다. 대출이 막히고 이미 많이 오른 아파트 시장에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게 됐습니다. 미국의 제롬파월이 연일 금리를 올리면서 유동성을 틀어막기 시작했고 주식시장은 연일 폭락을 이어갔습니다. 더군다나 상황도 좋지 않은데 푸틴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이어가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에 불을 지폈습니다. 참 많은 일이 있기도 했지만 아파트 시장이 이렇게 위축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 못 했을 겁니다. 그러고 나서, '22년 8월에 송도 마리나베이 34평형이 6억 5천에 실거래가 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실거래가 사건이 아마도 송도 아파트 시장의 하락 출발 신호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2년 9월에 올라온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의 호가는 4억 9천만 원입니다. 약 7개월전 6억 9천만 원에 올라온 호가에 비교하면 2억이 떨어진 겁니다. 7개월 만에 2억을 어디서 벌어올 수 있습니까? 제가 손흥민도 아니고 류현진도 아닙니다. 2억이라는 돈은 제가 5년을 바짝 일해도 벌 수 없는 돈입니다. 그런 돈을 부동산 공부 조금 했다고 마치 투자자라도 된 것처럼 투기하려고 했던 제가 너무나도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부린이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부린이입니다. 만약 저 때 매도자께서 쿨하게 2천만 원을 깎아줬더라면 저는 6억 7천에 이 아파텔을 매수하게 됐을 겁니다. 아마 2천만 원 깎아줬다고 좋아라 계약했을 겁니다. 그런데 7개월 뒤 어떻게 됐나요? 6억 7천에 거래했다고 하더라도 1억 8천이 떨어졌습니다. 1억 8천이요. 저는 저 물건의 매도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송도에 여러 아파트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 들었습니다. 그런데, 매도자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제가 원하는 대로 가격을 깎아주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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