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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Oct 07. 2022

블로그에 솔직한 후기는 사라져야 하는가

글 좀 삭제해주세요

최근에는 블로그 포스팅을 꾸준히 하고 솔직한 후기를 쓰다 보니, 이런 요청들이 가끔씩 들어온다. 심지어 신고도 들어오기도 한다.


"죄송한데 그 글 좀 내려주실 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안 좋은 댓글이 있어서 글 삭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등등 다양하다. 좋은 후기를 남겼는데 그 글에 누군가 한 댓글을 달았다.


"(댓글 1) 여기 식당 알바가 나와서 담배 피우고 침 뱉고 들어가던데 정말 꼴 보기 싫더라고요"

"(댓글 2)  정말  보기 싫네요 여기는 가지 말아야겠어요"


그랬더니,  댓글에 여러 가지  좋은 댓글이 달렸다.  글을  음식점 주인은 부랴부랴 컨택 방법을 알아내 제발 글을 내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사실 사장님이 저렇게 부탁을 하는데  내려줄 명분도 없고 글을 삭제해드렸다. 그런데, 오늘 러닝을 하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솔직한 후기들을 지워버리면 인터넷의 순기능은 어떻게 되는 걸까? 소비자는  권리가 없는 건가? 인터넷에는 온통 작위적인 후기들만 널부러 다녀야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인터넷을 믿을  있겠는가?


소비자들은 솔직한 후기들을 볼 필요가 있고 그 서비스를 이용하고 안 하고는 소비자가 판단하는 거다. 그리고 그런 댓글이 달리기 전에 장사하는 사람들은 알아서 먼저 교육하고 최고의 품질을 소비자에게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방치하고 있다가 일어난 사건들을 편법으로 숨기고 사후 처방하면 과연 그 효과가 얼마나 갈까? 몸에는 암이 생겼는데 그걸 살짝 치료만 한다고 회복이 될까? 아니다. 임시처방은 임시처방일 뿐 암은 결국 속에서 썩어 겉으로 나온다. 따라서, 내가 영위하는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지했으면 임시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고치는 데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에 담배 피운 알바 때문에 문제가 됐던 식당의 경우 나라면 이렇게 할 테다. 우선은 담배 피우는 알바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고 통보를 한다. 그리고 다시는 흡연하는 알바는 뽑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저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 것이다.


"저희 직원 때문에 기분이 나쁘셨다면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담배를 피우고 음식을 하는 종업원은 해고 조치했으며, 앞으로는 비흡연자만 주방에 취직시키도록 기준을 상향하였습니다. 다시는 심려 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사오며 저희 가게를 다시 한번 찾아주시면 완벽한 서비스를 베풀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고객들은 안다. 아, 이 사장님이 정말 서비스를 베푸는 곳에 진심이구나. 이 가게는 다시 한번 찾아도 되겠다고 말이다. 가게에 불리한 조그마한 사소한 내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장님들이 있어 내 생각을 한 번 글로 표현해봤다. 물론 가게를 영업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솔직한 후기들이 카페나 블로그에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이런 임시처방을 하는 사장님들 때문에 오늘도 솔직한 후기는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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