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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Oct 17. 2022

직장생활을 잘하기보다는 버티는 것에 더 집중하자

이제야 이해가 가는 신입사원 시절 차장님

요즘은 고객사의 갑질로 몸과 마음이 참 힘듭니다. 고객사만 생각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은 마음입니다. 들이받으려고 생각하니 지금 내 자리를 못 지킬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져주자고 하니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요. 이렇게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지금 신입사원 시절 고참으로 계셨던 한 차장님이 떠오르더군요. 이 차장님은 그닥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저 출근하니 출근하고 퇴근하면 퇴근하고 그런 선배였습니다. 회사에 그냥 삼시세끼 먹으러 오는 그런 느낌 있지 않습니까? 그날 그날을 버티며 근근이 직장생활을 하고 굳이 남들과 싸우거나 기 빼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면서 넉살 좋게 회사생활을 하는 그런 선배 말입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그렇게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회사생활을 왜 저렇게 하지? 아니 문제가 있으면 좀 해결하려고 하고 개선해야 되는 거 아닌가? 왜 이 문제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흘러가게 두지?라는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직장생활 12년 차가 되어가다 보니 그 차장님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남들보다 직장생활 더 잘하려고 아웅다웅 발버둥 쳐봐야 크게 차이 안 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임원자리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요. 여러 번 제 브런치에서 말씀드렸지만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어갑니다. 또는 노력하지 않더라도 운이 좋으면 될 수 있는 게 임원이기도 하고요. 여튼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안 저로서는 그저 버티는 것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은 괴롭지만 차갑게 일을 대하고 그저 제 할 일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나가고 그 고객사는 제 앞에서 사라집니다. 그게 회사생활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버티는 게 중요합니다. 버티느냐 못 버티느냐 그 문제인 겁니다. 그리고 '그래 버티자'라고 마음먹으면 더 이상 그 고객이 미 워보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그저 그 사람의 할 일을 하는 것뿐이고. 나도 월급 받고 일하는 거니 내 일을 하는거다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지 않습니까. 


직장은 저에게 있어 필수입니다. 돈으로부터 벗어날 때까지는요. 직장은 제게 있어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조금 괴롭히는 고객이 있다고 해서 제 생명줄을 끊어버리나요? 그건 무식한 선택입니다. 고객을 이길 필요도 그렇다고 회사생활을 남들보다 정말 잘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버티는 겁니다. 오늘 하루를 버티고 이번 한 주를 버티고. 그리고 한 달을 버팁니다. 그러다 보면 1년이 지나고 20년이 훌쩍 지납니다. 여러분 직장생활일 조금 힘들더라도 내일을 위해 우리 조금만 버팁시다. 언제까지요? 돈으로부터 해방될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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