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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Nov 08. 2022

일 잘한다는 건 칭찬이 아닙니다

칭찬도 걸러들어야..

얼마 전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합니다. 고객사에서 같이 일하고 있던 대리급 고객이 우리 회사 직원 한 명을 굉장히 칭찬하더군요. 우리회사 그 직원의 직급은 과장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람과 같지 않은데 그 과장님은 일을 참 잘한다는 겁니다. 착하기도 하고요.


제가 이 얘기를 전해 듣고 우리 과장님께 이 얘기를 전했더니 굉장히 기분 나빠하더군요. 아차 싶었습니다. 기분이 나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고객사 대리 입장에서는 우리회사 과장님이 일을 참 잘하고 말을 잘 들으니 일을 잘한다고 칭찬한 건데요. 우리 과장님 입장에서는 나보다 어리고 직급도 어린놈이 나를 칭찬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 나를 호구로 보는가?라는 기분을 들게 한 겁니다. 저라도 같이 일하는 어린 고객사에서 저를 칭찬한다면 상당히 불쾌할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이 칭찬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때 보통 내 눈앞에서 하는 건 믿지 말아야 합니다. 높은 사람이 칭찬한 얘기가 흘러 흘러 은근히 내게 전달돼야 기분이 좋은 법입니다. 또한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 착하다와 같은 칭찬은 정말 칭찬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나를 계속 편하게 활용해먹으려는 심보가 그 안에 담겨있는 거지요. 그래서, 사실 저 사람 참 착하고 일 잘한다는 칭찬보다는 저 사람 일 하나는 확실한데 성격은 좀 까칠해. 이런 코멘트가 오히려 직장생활에서 받는 괜찮은 평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나를 위해서요.


저도 괜히 전해 들었던 칭찬을 당사자에게 잘 못 옮기고 아차 싶었습니다. 일 잘한다고 얘기해주는 건 꼭 칭찬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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