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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Nov 13. 2022

왜 내가 세차만 하면 비가 올까?

머피의 법칙

어제는 세차를 했습니다. 정확히 12시 30분에 차를 맡겼고, 2시에 세차장에서 나왔는데요. 거짓말처럼 1시 50분에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근래 세차한 세 번 연속으로 비가 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내가 세차만 하면 비가 왔다는 사람이 저뿐만이 아닙니다. 다들 그럽니다. 내가 세차만 하면 비가 온다고요.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머피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바로, 안 좋은 일이 연속으로 일어난다는 법칙인데요.  사실 이 머피의 법칙은 우리 뇌가 유독 안 좋은 것만 기억하는 '선택적 기억'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보통 우리가 시계를 확인할 때 12:45이나 13:05분과 같이 평범한 시간이면 내가 시간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당연한 거니까요. 근데, 유독 내가 시계를 확인했을 때 4시 44분이면 깜짝 놀랍니다. 더군다나 이게 여러 번 반복되면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시계를 확인할 때마다 이상하게 4시 44분이라고요. 여러분들은 이런 거 느껴본 적 없으신가요? 바로 우리의 뇌는 부정적인걸 더 좋아하고 잘 기억하기 때문에 유독 내가 시계를 확인할 때마다 4시 44분이 확인된다고 착각하게 되는 겁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이 오르고 내릴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꼭 내가 사면 떨어진다고 그러고 내가 팔면 오른다 그럽니다. 이게 맞는 말일까요? 아닙니다. 오를 땐 좋아서 기억을 못 하다가 떨어지면 아쉬운 마음에 더 강력하게 기억하게 됩니다. 오를 때를 기억 못 하는 거죠. 이렇듯 우리에게는 참 많은 선택적 기억이 있습니다. 꼭 바빠서 어딜 급하게 갈 때만 빨간불에 많이 걸린다는 등. 꼭 수능 때만 한파가 온다는 등 말이죠.


우리의 뇌는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걸 좋아합니다. 어떤 한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부정적인 걸 볼 때 뇌가 더 활성화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 현대인은 계속해서 새로운 걸 찾고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그렇게 눈과 귀를 기울이나 봅니다. 저도 선택적 기억에 걸린 걸까요? 아니면 정말 제가 세차만 하면 비가 오는 걸까요? 이제는 세차하고 비가 오더라도 불평하지 않아야겠습니다. 기억의 왜곡이 만들어낸 현상일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들 남은 일요일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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