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하셨던 분에게 쓰는 글입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친했던 주변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납니다. 보통 이직할 때는 좋은 관계였던 사람들과 밥도 한 끼 하고 술도 한 잔 걸치며 회사 바깥 사회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관계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는, 항상 이별 메일을 쓰죠. 제목은 보통 "감사합니다." 또는 "지금까지 고마웠습니다"이런 제목들로 보내고 떠나더군요. 이렇게 동료들이 떠날 때면 속으로 응원을 해줍니다. 약간 부럽기도 하면서 바깥에서 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등 만감이 교차합니다. 나도 언젠간 나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도 스쳐 지나가고요. 그런데, 얼마 전 한 친한 직장 동료가 저에게 불평을 하더군요. 1년 전 퇴사했던 예전 동료가 이것저것 물어보며 여러 가지를 요청했는데, 회사 보안 문제도 있고 조금 소극적으로 대응했더니 오히려 반대로 그 예전 동료가 되려 기분을 나빠했다고요.
이직을 하고 잊을만하면 꼭 오랜만에 연락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중에 90은 회사의 기밀정보를 물어보는 사람들입니다. 참 난처하죠. 예전에 관계를 생각했을 때는 이 정도는 말해줘도 될까 싶기도 하고 내 회사생활에서 문제가 안 생기려면 얘기했다가 큰일 날까 싶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 우리는 말해주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왜냐면, 내 직장생활은 내가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기밀 정보를 물어보는 사람은 어찌 보면 지금 잘 다니고 있는 직장동료의 신변을 위협하는 행동이고 상당히 무례한 행동입니다. 아니 별것도 아니고 조그만 걸 물어보는데 뭐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물어보는 사람 생각입니다. 나는 아무 문제 없이 잘 다니고 있는데, 예전동료에게 회사 정보를 함부로 알려줬다가 뒤탈이 나면 그 예전동료가 퍽이나 챙겨주겠습니다. 그렇죠? 이직을 했으면 거기에서 끝나는 겁니다. 아주 사소한 질문이나 업계동향 같은 거는 물어볼 수 있지만 민감한 자료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대 놓고 예전 직장동료를 위협하는 행위나 다름없으니까요.
직장을 그만두면, 그때부터는 민감한 질문이나 직장동료에게 해가 될 만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정말 친했던 동료라면 상대방을 곤경에 빠트리지 않는 게 예의겠지요? 아마 여러분들도 이런 상황을 많이 겪으실 것으로 압니다만, 나에게 위험한 정보를 물어보는 사람은 그냥 손절해도 괜찮습니다. 한 번 알려주면 자꾸 물어볼 테니까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초장에 제대로 대처하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드러운 거절법은 몇 가지 안내해 봅니다.
- 찾아보겠다 하고, 연락하지 않기. 그러면 다시 전화가 올 텐데 바빠서 못 찾아봤다고 하고 또 연락 안 하기.
- 찾아봤는데 도무지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고 얘기하기.
- 출장 중이라, 복귀해서 알려주겠다고 하고 알려주지 않기.
- 이걸 알려주면 내 신변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정보를 주기 어렵다고 잘라서 얘기하기.
- 그냥 손절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