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프랜차이즈의 힘 그리고 소담촌의 전략
여자친구가 체험단 하나가 당첨됐다. 어딘데? 샤브샤브를 파는 소담촌이라고 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샤브샤브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고 나서, 소담촌의 위치를 검색해 봤는데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오래된 상가에 7층에 입점해 있었다. 사실 오래된 상가는 가게 운영과 큰 관계는 없지만 7층이라는 점이 믿을 수 없었다. 과연 여기가 장사가 될까?라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나는 음식점이 2층이나 3층에만 있어도 발길이 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음식점은 1층이라는 고정관념이 나에게도 박혀있다. 그래서, 사실 이 소담촌을 갈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의 기대도 없이 소담촌으로 향했다. 네이버블로그에 포스팅을 어떻게 올려야 될지도 큰 고민이 됐다. 지하주차장은 너무 오래돼서 지저분했고 엘리베이터도 낡아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운영한 지 너무 오래돼서 입점한 점포들을 안내하는 보드판도 많이 낡아 있었다. 갈수록 실망만 커져갔다. 더군다나 7층은 임차인이 기피하는지 들어와 있는 임차인은 소담촌밖에 없었다. 6층.. 7층. 띵!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그런데, 내 눈을 의심했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새롭게 된 인테리어와 환한 조명은 손님들을 반기고 있었다. 나중에 사장님께 물어보니 본사 소담촌에서 인테리어를 할 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보이는 곳까지 모두 인테리어를 한다고 하더라. 어쨌든 처음 외부 인테리어에 놀라긴 했지만 설마 장사가 되겠어?라는 의심은 마음 깊숙이 박혀있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간 소담촌 내부에 손님들을 보고 난 두 번 놀라게 됐다.
뭐야?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여기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은 우리 커플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좋은 자리로 안내해 주셨다. 난 사실 너무 궁금한 건 물어보지 않고는 못 베기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사장님께 여쭈어봤다. 사장님, 도대체 여기 왜 이렇게 장사가 잘되는 거예요?라고 물어봤더니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소담촌은 전국에 매장이 100개가 넘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프랜차이즈라는 점. 둘 째는 오픈할 때 직원들이 밖에 나가 발품을 팔아 전단지를 직접 뿌렸다고 한다. 너무 놀라웠다. 그래서 네이버에 소담촌을 검색해 봤더니
실제로 엄청나게 많은 지점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지도에서 봐도 정말 많지 않은가? 근데 놀라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설마 내가 가본 지점만 7층일까? 싶어서 여러 지점에 층수를 확인해 봤다.
소담촌 송도점: 7층
소담촌 인천서창점: 7층
소담촌 미아사거리점: 5층
소담촌 사당직영점: 5층
소담촌 야탑점: 3층
소담촌 미금점: 7층
소담촌 마곡점: 4층
소담촌 수원영통점: 10층
놀랍지 않은가?? 조사해 보면서 난 놀랐다. 소담촌이 1층에 영업하는 곳은 거의 찾기 어려웠고 대부분 3층 이상이었다. 수원영통점은 심지어 10층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머리를 탁! 하고 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 소담촌은 고층에 임차료가 저렴한 곳에서 돈을 아껴 음식과 서비스의 질을 올리는데 집중을 한 것이다. 놀랍다. 소담촌이 실제로 입점해 있는 7층 상가의 임차료를 조금 조사해 봤더니 120평짜리 물건이 보증금 1억에 월 600만 원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1층 상가 20평짜리도 월세가 200만 원은 훌쩍 뛰어넘는 걸 감안하면 월 600만 원이면 굉장히 저렴하다. 만약 내가 어떤 장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임차료는 최소화하면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손님들을 제 발로 찾아올 수 있게 한다면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여기에서 장사가 된다고?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대평 프랜차이즈인 소담촌의 실력은 남달랐다. 7층이면 어때? 나는 최고의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할 거야. 그러면 손님들이 찾아오겠지.라는 전략으로 국내에 1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소담촌에게 한 수 배웠다. 이런 소담촌과 동일한 품목으로 덤비려면 상당한 실력이 필요하지 않을까?